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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으로 풀어본 메르스...유행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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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이 경제부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국내 환자가 4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첫 발병자가 나온지 6일만입니다. 확진 환자 4명 외에도 2명이 의심 증상을 보여 격리돼 있습니다. 만약 국내에서 추가 감염자가 나올 경우 ‘유행’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습니다. 메르스는 치사율이 40%에 이르는 전염병입니다. 정부는 “아직 괜찮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불안합니다. 메르스 관련 궁금증을 풀어봅니다.

Q. 메르스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가요.

A. 보건당국은 국내 유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메르스 치사율은 40%에 육박할 정도로 높지만 사람 간 전염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동에서 시작돼 전세계 14개국에 퍼졌지만 중동 국가가 아닌 곳에서 크게 번진 사례는 없다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입니다.

Q. 그런데 왜 자꾸 국내 환자가 늘어나나요.

A. 사실 보건당국도 예상보다 많은 환자가 나오면서 당황하는 모양새입니다. 메르스는 2012년 처음 확인된 이후 아직까지 연구 자료가 많지 않습니다. 국내 환자가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보건당국은 관련 자료가 일천한 상황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에 입각해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WHO 가이드라인에 메르스는 ‘사람 간 전파가 잘 되지 않고 지역사회 전파가 없다’고 돼 있습니다. 그렇기에 보건당국이 ‘유행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다’라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유행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밝혀진 게 별로 없는 신종 전염병이니까요. ‘아무도 모른다’는 게 사실 정답입니다.

Q. 지금 사람이 병을 옮기고 있는 것 아닌가요.

A. 맞습니다. 현재(26일 오후 5시)까지 메르스로 확진된 국내 환자는 모두 4명입니다. 사우디를 다녀온 최초 발병자 A씨와 A씨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3명입니다. 이 3명 중 2명은 4시간 가량 A씨와 같은 병실에 머물렀습니다. 나머지 1명은 A씨의 부인이고요. 이렇게 첫 발병 환자로부터 옮은 사례는 해외에도 간혹 있습니다. 문제가 커지는 경우는 이렇게 옮은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에게 옮겼을 때(3차 감염)입니다. 그럴 경우 유행 가능성이 확 높아집니다.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는 거지요. 다만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3차 감염이 나온 사례는 없습니다.

Q. A씨를 진료했던 의료진은 괜찮나요.

A. A씨는 메르스로 확진돼 국가지정병상에 입원하기 전, 동네병원과 종합병원 등 모두 4곳의 병원을 옮겨다녔는데요. 이중 병원 두 곳의 의사 1명과 간호사 1명에게 발열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이들을 의심환자로 분류, 현재 메르스 확진 여부를 조사 중입니다. 확진으로 판명될 경우 국내 메르스 환자는 총 6명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정부는 A씨와 접촉했던 4개 병원의 의료진 61명 전원(발열 증상 나타난 2명 포함)을 가택 격리시키고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Q. 가택 격리라면, 가족들과도 격리시키는 건가요.

A. 아닙니다. 가족과는 함께 지냅니다. 다만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 2m 이내 접근을 자제하라는 식의 격리 가이드라인이 있습니다. 다만 대상자가 가이드라인을 잘 지키고 있는지 보건당국이 완벽하게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집에 당국 관계자가 상주하지 않는 이상은요. 실제로 메르스로 확진된 한 환자는 확진 전 가택 격리 기간 ‘가족들에게 옮길까봐 불안하다’며 병원 격리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환자들을 격리해 수용할 수 있는 국가지정병상은 20개에 불과합니다.

Q. 집에 격리돼 있는 의료진이 가족에게 옮길 가능성은 없나요.

A. 가능성은 낮지만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 발열 증상이 나온 의사와 간호사도 배우자, 자녀와 한 집에서 생활했습니다. 만약 의사와 간호사가 배우자나 자녀에 옮기고, 배우자나 자녀가 지역사회에 옮겼을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갑니다. 배우자, 자녀는 외부 활동하는데 제약이 없거든요. 하지만 보건당국은 그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옮길수록 전염성이 약해지는데다, 잠복기(최대 2주)엔 전염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입니다.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격리시켰다는 겁니다.

Q. 언제쯤 안심할 수 있나요.

A. 보건당국은 앞으로 1~2주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습니다. A씨를 접촉한 61명 중 추가 환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설명합니다. 문제는 61명이 아닌 다른 쪽에서 예상치 못한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입니다. 그 경우 국내 유행 가능성을 더 이상 낮게 볼 수 없습니다.(끝)

오늘의 신문 - 2024.05.17(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