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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버터난'에 시름중인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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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국제부 기자) 일본이 ‘버터난’에 시름중입니다. 말 그대로 버터 부족 현상이 심각한 상태란 얘기입니다.

일본에서는 연말이면 버터 재고량이 전년 대비 40%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수입을 통한 보충을 검토 중이고요. 버터를 생산하는 대기업들이 지난달부터 버터 가격을 3~4% 인상했지만 여전히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형 슈퍼마켓에서는 1인당 1개까지만 버터를 살 수 있도록 제한까지 하고 있답니다. 버터가 있어야 빵이나 케이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제과점들도 아우성입니다.

버터 부족의 원인은 버터의 재료인 우유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일본 낙농업 침체 영향이지요. 일본의 주요 낙농업 지역인 훗카이도에서는 낙농업자들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료비와 연료비 등 운영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서입니다. 작년 폭염의 여파로 가축들의 건강 상태는 나빠져 있답니다.

일본의 고도 성장기에 축사들이 대거 세워졌습니다. 시간이 흘렀지만 설비 개선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낙농 최신 설비를 도입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낙농업자들은 과거에 세운 축사를 고치지 않고 노후화한 채로 쓰는 경우가 많은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의 대부분의 제과점을 버터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본 정부 역시 낙농업부터 살려야 한다는 판단에서 낙농업자의 효율화에 필요한 축사 신설 비용을 지원하고 기계 리스 비용도 대주고 있습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젊은 낙농업자를 양성하고 축산 클러스터 사업 등에 대규모 예산 편성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하네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일본이 버터 부족에 어려움을 겪는 지금이 한국 유제품 관련 기업들이 일본에 진출할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kej@hankyung.com(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