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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공장' 중국의 제조강국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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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의 중국 이야기) '세계 공장' 중국이 19일 ‘중국제조 2025’를 발표했습니다.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 가기 위한 가이드라인입니다.국가경제를 발전시키는 카드로 제조업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인도가 지난해부터 내세우는 ‘Make in India’나 한국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했던 ‘제조업3.0’ 실행대책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미국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 부활에 나섰습니다.글로벌 제조업 경쟁이 가열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입니다.

중국은 개혁개방 30년 제조업의 발전으로 고도 경제성장을 이뤘지요.하지만 인건비는 오르고,공장투자시 주어지던 각종 혜택은 줄고, 위안화는 절상 되는 등으로 제조업의 비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세계공장 중국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일각에선 중국이 3차산업,즉 서비스산업을 키우는 것으로 제조업의 위축을 벌충하면 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3차산업 육성도 하지만 제조업의 체질전환이라는 카드를 던지며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함께 키우는 정책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다시 제조업 육성책을 들고 나온 것은 왜 일까요.중국 국무원(중앙정부) 명의로 발표된 ‘중국제조 2025’ 문건 맨 앞에 나오는 왜 이 대책을 내놓았는 가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게 묘사돼있습니다. 제조업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게 됩니다.

“18세기 공업문명이 시작된 이후 세계 강국의 흥망사와 중화민족의 분투사는 강대한 제조업이 없으면 국가와 민족의 강성이 없었음을 증명한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제조업을 구축하면 종합국력을 끌어올릴 수 있고,국가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세계강국을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길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새로운 과학기술 혁명과 산업의 변혁이 일어나는 지금 중국의 제조업은 인건비가 오르고 투자와 수출증가율이 뚜렷이 둔화되고 자원과 환경에 따른 제약이 심화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있다.중국이 경제발전 방식을 가속화해야하는 단계에 있는 것이다. 국제산업의 구도가 새롭게 조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중대한 역사적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한다.”

중국의 제조업 육성 정책은 30년을 내다봅니다. 신중국 설립 100주년(2049년)까지 향후 30년간의 노력을 통해 중국을 세계 제조업발전을 이끄는 제조강국으로 건설해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을 이루는 견실한 기초를 닦겠다고 말합니다.이번에 발표된 ‘중국제조2025년’은 그중의 첫 단계인 향후 10년의 가이드라인이라는 게 중국의 설명입니다.

중국은 제조업 육성을 3단계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우선 2025년까지 제조강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비교적 강한 국제경쟁력을 갖춘 일련의 다국적 제조기업과 산업들을 키우기로 했습니다. 전세계 산업 가치사슬에서의 중국의 지위를 확실히 끌어올리겠다는 겁니다. 2단계로 2035년까지 세계 제조강국의 중등 수준이 되고,3단계로 신중국 설립 100주년 까지 세계 제조강국의 선도국에 진입하겠다는 겁니다. 독일과 일본의 수준도 뛰어넘겠다는 의미로 중국언론들은 해석합니다. 영국과 미국을 따라잡자는 구호를 내건 1950년대 마오쩌둥의 대약진을 연상케 합니다.’신 대약진’이라 할 만합니다.

‘중국제조 2025’는 한국의 정책당국자들이나 기업인들이 면밀히 들여다볼만한 합니다.중국의제조업 육성이 우리에겐 경쟁이자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핵심을 간략히 정리합니다.

“혁신능력을 제고하기 위해 연매출 2000만위안 이상 대형 제조업 매출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을 2013년 0.88%,2015년 0.95%에서 2025년 1.68%로 끌어올리기로 했다.이들 기업의 매출 1억위안당 특허수도 2013년 0.36건,2015년 0.44건에서 2025년 1.1건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40여개의 제조업혁신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들 센터는 주요 업종별 핵심 기초기술 개발과 이들 성과를 산업화하고,인재를 훈련하는 등의 업무를 맡는다.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으로 불리는 스마트제조를 위해 광대역통신망 보급률을 2013년 37%,2015년 50%에서 2025년 82%로 크게 높이기로 했다. 기계 항공 선박 자동차 경공업 섬유 식품 전자 업종 등의 생산설비를 스마트설비로 개조하기로 했다. 스마트공정기계,서비스로봇,스마트가전,스마트조명기기,웨어러블 산업화도 추진한다. 스마트제조를 통해 2025년까지 공장 운용경비,제품 생산주기,불량률을 각각 절반씩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한국의 스마트공장 1만개 육성 전략을 떠올리게 합니다)

친환경제적인 녹색제조를 위해선 오는 2020년까지 1000여개의 녹색 시범공장과 100여개의 녹색 시범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위 산업생산당 에너지소모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5년까지 2015년 대비 각각 34%,40% 감축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10대 전략 중점업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차세대정보기술,첨단수치 제어장치 및 로봇,항공우주장비,해양플랜트 및 첨단선박,에너지절감 및 신에너지자동차,전력설비,신소재,바이오의약 및 고성능의료기기.농기계장비,선진 궤도교통장비 등이다.(지난 3월에도 선박의 경우 호화유람선 설계건조기술과 LNG선의 국제경쟁력 전면 제고를 적시했다.

‘중국제조 2025’ 시행을 전담할 ‘국가 제조강국 건설 태스크포스’를 결성하고,팀장은 국무원(중앙정부)의 지도자급 인사가 맡기로 했다.”

이번에 발표된 '중국제조 2025'에서 제시된 10대 중점 육성 산업은 2010년 발표된 7대 전략신흥산업 육성을 대체하게 됩니다. 당장 중국 증시에 '중국제조 2025' 테마주가 다시 들썩 거릴 전망입니다.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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