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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회인 듯 서금회 아닌 서금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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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규 금융부 기자) 대전에 있는 서대전고를 졸업하고 금융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동문회를 열었다. 동종업계 종사자간 친목도모를 위한 흔한 동문회였다. 그러나 동문회원들은 이날 이 호텔을 드나들던 사람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동문회가 열리는 장소를 안내하는 표지판에 쓰인 동문회 이름 때문이었다.

그 이름은 서금회. ‘서대전고 출신 금융인 모임’을 줄여서 만든 이름인데 공교롭게도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 때마다 주목을 받았던 ‘서금회’와 이름이 같았던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의 이름이 서금회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홍성국 대우증권 사장 등이 서금회 멤버다. 서대전고를 나온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최근 들어 자주 오해를 받아서 아예 모임 이름을 바꿔야 할 판”이라며 멋쩍어했다.

또 다른 서금회도 있다. ‘서초동 금융위 모임’이다. 2008년 금융위원회가 서초동 조달청 건물에서 출범하면서 생긴 모임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조직 개편으로 탄생한 금융위는 원래 조달청 건물에 있던 기획예산처가 과천으로 옮기면서 생긴 빈 자리에 들어갔다.

금융위는 2008년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고생을 했다. 2009년엔 여의도 금융감독원 건물로 옮겼지만 1년 남짓 서초동에서 함께 고생한 금융위 직원들이 그 시절을 떠올리며 만든 게 서금회다.

그러나 서초동 금융위 모임도 최근엔 서금회라는 이름을 함부로 못쓴다. 오해를 받을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연, 학연이 금융권 인사에서 사라질 때까지 이런 해프닝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끝)

오늘의 신문 - 2024.05.17(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