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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세연 "비키니 신 무반응이면 어쩌나 걱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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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운 한경 텐아시아 기자) “내 나이를 찾았어요.”(웃음) 94년생, 이제 22살에 불과한 진세연이 자신의 나이를 찾았다고 웃음이다. ‘각시탈’ ‘다섯 손가락’ ‘감격시대’ ‘닥터 이방인’ 등 그녀의 필모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나이에 꼭 맞는 밝고 쾌활한 역할은 없었다. 항상 사연 많은, 비련의 여주인공이었다. 여기에 성숙한 외모가 더해졌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보기 전까지 그녀의 본래 나이를 가늠하긴 솔직히 어려웠다. 그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진세연이 영화 ‘위험한 상견례2’의 영희를 보고 웃는 건 당연했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밝고 가벼운 진세연이 담겨 있다. “본인의 나이에 맞는 역할”이라는 말에 “그래서 좋았다”는 화답이다. 또 코미디 장르도 처음이다. 물론 코믹적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한다. 적어도 진세연은 비련의 여주인공이 아닌 ‘다른 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알리는 데엔 성공했다. 참, 인터뷰를 위해 만난 진세연은 결코 나이 들어 보이지 않았다. 웃음 많은 영락없는 22살 보통의 여자였다.

Q. ‘위험한 상견례2’가 첫 주연이지만, 영화로는 ‘화이트’ ‘사랑만의 언어’에 이어 세 번째다.
진세연 : 주연으로는 처음이다. ‘화이트’는 공포영화인데 첫 번째로 죽는 역할이다.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라 어떻게 촬영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사랑만의 언어’는 일본에서만 개봉했다. 그리고 현장 자체가 워낙 빠르게 진행돼 드라마 같은 느낌이었다.

Q.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진세연 : 캐릭터도, 코미디 장르인 것도 좋았다. 처음 영화 출연인데 가족 이야기도 있고, 여러 배우도 나온다. 여러 부분에서 좋았다.

Q. 그럼 전체적인 이야기는.
진세연 :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수사하는 장면이 생각보다 많았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패러디 부분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가볍고 재밌게 푸는 방법이 뭘까, 고민 끝에 나온 게 바로 그 패러디다. 또 철수와 영희의 멜로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코드가 있다고 들었는데, 잘 어울렸다는 생각도 들었다.

Q. 이 작품은 애초 ‘경찰가족’으로 알려졌다. 개봉 앞두고 제목이 바뀌었는데, ‘경찰가족’으로 알고 참여한 배우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진세연 : 우리도 몰랐다가 완성되고, 포스터 찍을 때쯤 바뀐다고 들었다. 아무래도 ‘경찰가족’이 익숙했던 터라 왠지 모를 서운함이 있긴 했다. 바뀐 후엔 홍보는 잘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도 전편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부담이다.

Q. 전편이 흥행에서도 성공했던 터라 그런 부담도 많겠다.
진세연 : 내가 타이틀로 갈 거라고 생각 못 했다. 그냥 가족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막상 홍보할 때 진세연 홍종현의 ‘위험한 상견례2’라고 하니까 부담된다. 선배님들이 웃기는 장면도 많고, 한 것도 많은데 내 이름을 걸어도 될까 부담감이 생각보다 컸다.

Q. 평소 성숙해 보인다는 말을 듣는 편인가. 이제 겨우 22살인데 이전 작품을 보면 그 나잇대를 표현할 수 있는 역할들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발랄보다는 주로 상처, 아픔을 가진 캐릭터다.
진세연 : 맞다. 그래서 좋았다. 영화 보고 어리게 봤는데 나이를 찾아보고 더 어려서 놀랐다고 하신 분도 있다. 성공한 거다. 하하. 그냥 좋았다.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좋다고 생각했다.

Q. 사람들이 실제 나이보다 많게 봐서 속상한 건 있겠다.
진세연 : 그래도 그런 이미지 때문에 그에 맞는 작품을 많이 해 왔다. 그런 걸 생각하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Q. 그런 점에서 ‘위험한 상견례2’가 고마웠겠다. (웃음)
진세연 : 지금까지 내가 연기했던 캐릭터를 보고, 이처럼 어린 역할을 주는 감독님을 찾기 힘들다. 그런데 김진영 감독님은 다른 분들과 달리 ‘저 배우는 어린데 왜 저런 역할만 하는 거지’라고 다르게 생각한 거다. 밝은 부분을 속속 찾으셔서 나를 캐스팅해 준 게 감사하다. 나이 22살에 어떻게 하면 어려 보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니.

Q.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있긴 있나 보다.
진세연 : 처음에는 없었다. 20~21살 때까지는 오히려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진세연이 94년생이야’라고 놀라는 분들도 많다. 그런 오기도 있다. 나도 어리고 젊은 역할 할 수 있어, 그런 생각도 들고.

Q. 본인이 가장 궁금했을 것 같다. 이전 캐릭터도 그렇고, 다른 감독님도 나이에 맞는 역할을 주지 않았는데, ‘위험한 상견례2’ 감독은 준 거니까.
진세연 : 처음 미팅하고 나서 이미지가 딱 생각났다고 하더라. 또 어린 나이인데 밝은 걸 못하나 싶어 항상 궁금했다고 하더라. 그리고 만났을 때 우울했다거나 청승을 떨었으면 생각을 달리하셨을 수도 있었을 거다. 첫 미팅 때 딱 좋다고 해서 감사하다고 했던 것 같다.

Q. 장르는 코미디지만, 실제 진세연의 코믹 지분은 그리 많지 않다.
진세연 : 편집본을 보고 아쉬움이 있었다. 애드리브를 해볼 걸 또는 한마디 내뱉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평소 개그 감이 없어서 용기나지 않았다. 대본에 없는, 애드리브를 한다는 게 큰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이상하고 잡다한 개그 할 바에 차라리 대본에 충실하자, 이런 생각이었다. 코미디 영화에 출연했지만, 코미디를 한다는 것보다 이런 이미지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Q. 그래도 아쉬움은 남겠다.
진세연 : 100% 만족스럽진 못한 것 같다. 작품마다 그렇지만, 코미디 장르를 처음 하다 보니까 더 그랬던 것 같다. 진지한 부분은 진지해야 하지만, 그렇게까지 않아도 될 부분에서는 뭘 더 해도 되겠더라. 처음이라 몰랐던 게 있었다. 또 표정이나 말투 등 조금 오버해도 되겠더라.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나 혼자 심심하게 했나 생각도 들었다. 애드리브도 마찬가지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응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것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Q. ‘청담보살’ ‘위험한 상견례’ 등 코믹을 전문으로 했던 김진영 감독이지 않나. 그러면 충분히 코믹적인 주문을 줬을 것 같은데.
진세연 : 나한테 주문했던 것은 철수 여자 친구로서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미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또 경찰로서 일할 땐 경찰처럼 보이고. 웃기는 건 다른 분들이 있다면서. 또 ‘안개가 안 개’ ‘불상들도 불쌍하게’ 등의 대사는 전부 감독님의 아이디어다. 근데 그것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나처럼 개그 감이 없는 사람이 하면 재미도 없이 후루룩 지나가는 대사 중의 하나였을 거다. 신정근 선배님의 내공 때문에 살았다.

Q. 홍종현과 호흡도 궁금하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진세연 : 영화 준비하면서 두세 번 만났다. 그리고 첫 촬영이 옥상에서 고기 구워 먹고 뽀뽀하는 장면이다. 어색해서 어려움은 있었다. 몇 번 촬영해서 완성된 장면이었는데, 처음에 그렇게 하고 나니까 그 뒤로는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 오히려 다행이었다. 처음에 그런 장면을 찍고 나니까 뒤엔 편하더라.

Q. 진세연과 홍종현은 극 중 7년간 사귄 연인 관계다. 그 과정이 보이진 않지만, 어쨌든 오래된 연인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진세연 : 그 부분이 중요했다. 그래서 오래된 연인처럼 보이기 위해 대사 주고받는 것도 빨리빨리 할 수 있게 연습했다. 또 작은 질문들을 서로 했던 것 같다.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등 소소한 대화부터 하나둘씩 계속했던 것 같다.

Q. 처음 호흡을 맞춘 홍종현은 어떤 사람이었나.
진세연 : 영화에서 귀여운 부분이 나오는데, 그 철수의 귀여움이 오빠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남자답고, 어른스러워 보이는데 알고 보니 귀엽고, 어린 순수한 남자처럼 보이는 부분도 많다. 극 중 철수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Q. 실제 진세연의 연애스타일은 어떤 편인가.
진세연 : 실제 스타일이라. 연애해본 적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영희처럼 남자친구를 챙겨주는 스타일은 못될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이상형도 나를 많이 챙겨주는 사람이다. 챙김을 받는 걸 좋아한다. 영희와는 반대일 것 같다.

Q. 모태솔로라고 하던데 정말인가.
진세연 : 진세연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웃음) 의도한 건 아닌 데 그동안 바쁘기도 했고. 물론 부모님이 엄해도 학생 때 다 하긴 하더라.

Q. 연애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던 건가.
진세연 :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학생 때는 사귀어 봤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20살부터는 생기면 만나보려고 했다. 학생 때는 그게 본의 아니게 지켜졌다. 그리고 20살이 되고 나선 연예계 활동을 하게 되면서 바쁘기도 하지만, 조심스러워지는 부분도 있더라.

Q. 실제 연애 경험이 없으면, 연기할 때도 그 감정을 정확히 모를 것 같다. 물론 여러 작품이나 주변에서 많이 접할 수 있다곤 하지만, 직접 느끼는 것과는 분명 다를 텐데.
진세연 : 누군가를 사랑해서 좋아하고 알콩달콩한 건 문제가 없는데, 이별하거나 헤어지는 신에서 답답할 때가 있었다. 뭔가 일이 생기면 이해하고 설득해서 같이 해결해나가면 되지 왜 헤어지자고 할까,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었다. 내가 연애하면 그런 부분에 대해 감정이 깊어지고 풍부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 만나야 하는데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도 고민이다. 한편으론 살인자 연기를 한다고 살인을 해보는 것도 아니고, 도둑질도 진짜 할 수 없는 일이다. 많이 듣고,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을 자주 보다 보면 따라 할 수는 있다.

Q. 한참 사랑하고, 연애할 나이다. 해보고 싶은 마음은 없나.
진세연 : 해보고 싶다. 솔직히 드라마나 영화를 찍으면서는 그런 생각이 안 든다. 그건 일을 하는 거니까. 그런데 쉬다 보면 뭔가 허전함이나 외로움이 있다. 이런 게 사람들이 말하는 외로움인가보다 할 때가 가끔 있다.

Q. 혹시 ‘철벽녀’ 아닌가. 주위에서 막 들이대는 데 전혀 눈치채지 못하거나.
진세연 : 굳이 막는 건 아니다. 주변에서도 ‘철벽녀 아니야’라고 하는데 의도를 하는 건 아니다.

Q. 펜싱도 꽤 연습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역시도 많은 장면이 나오진 않더라.
진세연 : 두세 달 전부터 선수들과 같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이 연습했다. 그때만큼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장면이 많지 않아) 아쉽긴 했지만, 그런 것도 다 추억이다. 또 진세연이 펜싱도 연습했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알아봐 준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그렇게 연습했던 건 얼마만큼 나올지 모르니까. 조금 연습해서 하는 거랑 익숙해졌을 때 하는 건 전혀 다르다. 어느 정도 펜싱을 아시는 분은 알 수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 내가 익숙해져야 편하니까. 그 때문에도 더 연습하려고 했던 것 같다.

Q. 이번 영화에서 비키니 신도 있다. 큰 노출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처음이라서 부담이었겠다.
진세연 : 맞다. 기존에는 복근, 반바지 정도였다. 그런데 상황 자체가 많은 여자가 비키니를 입고 있는 신이었다. 대본을 봤을 때 ‘굳이 입어야 해’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 보여드리는 신이니까 당연히 부담됐다. 무엇보다 잘 나와야 한다는 생각이 제일 컸다. 나름 용기를 냈는데 무반응이면 어떡하지, 뭐 이런 걱정. 하하.

Q. 노출에 대한 부담은.
진세연 : 그게 없을 순 없다. 아무래도 집중되고, 이슈 될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그리고 이슈가 되면 볼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시시해 하니까. 그런 부담도 있다.

Q. 노출신 연기 자체에 대한 부담보다 외부 시선에 대한 게 더 크게 느껴지나 보다.
진세연 : 요즘 19금 노출도 많은데 비키니 딱 한 장면 나오는 신 자체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Q. 그렇다면 비키니 정도가 아닌 그 이상의 노출 연기 제안이 온다면.
진세연 : 아직은 많이 조심스럽다고 해야 하나.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내가 느꼈을 땐 작품성을 보는 게 아니라 노출만 눈에 띄는 경향이 있다. 그에 대한 부담이 클 것 같다. 그래서 아직 들어오지도 않았지만, 들어온다고 해도 잘 모르겠다.

Q. 평소 외부 시선이나 평가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인가 보다.
진세연 : 악플을 굳이 찾아서 보진 않고, SNS나 메인에 뜬 기사들에 달린 댓글을 보는 정도다. 원래 내 성격이 남한테 신경을 많이 안 쓰는 편이었는데 아무래도 이쪽 일을 하면서 남의 시선을 신경 안 쓸 수 없더라. 내 주장만 가지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악플, 댓글 등을 신경 쓰게 되는 것 같다.

Q. 이번 영화를 통해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연기했다. 앞으로 또 해보고 싶은 게 있나.
진세연 : 못해본 것도 많으니까. 영화에서도 감정이 깊은 걸 해보고 싶다. 드라마에서만 해봤으니까 영화에선 다른 느낌이 나올 것 같다. 또 조금 더 발랄하고, 말괄량이 같은 것도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보다 더 코믹한 캐릭터, 그땐 좀 더 용기를 내서 애드리브도 해보고 싶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