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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듯 너무 다른 한중 황제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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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의 중국 이야기) 중국 증시에 주가가 400위안이 넘는 주식이 최근에 등장했습니다. 1990년 상하이증권거래소,1991년 선전증권거래소가 각각 개장한 이래 처음입니다. 중국의 신황제주로 불리는 안수오정보(300380,sz)와 취앤퉁교육(300359,sz)이 주인공들입니다.

두 회사 모두 정보기술(IT)기업으로 선전증권거래소의 창업판(중국판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작년 1월에 신규기업공개(IPO)를 해 상장한 지 2년도 안된 기업이라는 점도 같습니다. 실제 회사 설립시기는 안수오정보는 2001년 9월,취앤퉁교육은 2005년 6월입니다.

안수오정보는 그러나 지난 14일 가격제한폭(10%)까지 밀리면서 하한가를 기록하며 주가 400선이 무너졌습니다.이날 389.80위안에 마감했습니다.5월8일 400위안을 처음 돌파하면서 중국의 증시에 새로운 기록을 쓴 데 이어 12일 450위안까지 치솟았지만 다시 400위안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취앤퉁교육은 5월11일 408.80위안으로 400위안 주가그룹에 진입했습니다.5월13일 467.57위안까지 오르면서 인수오정보 주가를 앞질렀습니다. 취앤퉁교육 주식은 14일 중산시 정부와의 협력 내용에 대한 중국언론의 보도 해명을 위해 거래를 하루 중단시켰다가 15일 재개했습니다.권리락 실시로 15일 시초가는 전 거래일 종가의 절반도 안되는 191.25위안에 형성됐습니다.

황제주 자리를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지만 이들 상장사는 실적 역시 신통치 않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둘다 IT업종으로 순익이 업종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1분기 IT 업종 평균 순이익은 2600만위안이지만 안수오정보는 300만위안,취앤퉁교육은 600만위안의 순익을 내는데 머물렀습니다. IT업종 상장사 247개사를 순익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더니 안수오정보는 158위,취앤퉁교육은 140위에 그쳤습니다.

중국 증시의 신황제주는 실적과 괴리된 중국판 나스닥의 과열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할만합니다. 증시는 경제의 거울이라는 말이 무색해집니다.

눈을 돌려 한국 증시를 보면 요즘 급부상한 황제주로 아모레퍼시픽이 꼽힙니다.최근 5000원에서 500원으로 주당 액면금액을 분할한 이 회사는 14일 38만7000원에 마감했습니다.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을 주요 재료로 주가가 급등한 종목입니다. 중국시장을 테마로 한다는 점에서는 중국의 신황제주와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뛰어난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습니다.아모레퍼시픽그룹이 14일 발표한 1분기 성적표가 그렇습니다.아모레퍼시픽그룹은 1분기에 매출 1조4438억원,영업이익 3207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26.7%,49.9% 늘었다고 발표했지요.사상 최대실적이라는군요.

오는 6월9일 중국 내국인 전용 A주의 MSCI신흥국지수 편입여부가 결정됩니다.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개방도가 주요 잣대입니다.때문에 이를 전후해 홍콩과 선전증시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선강퉁 개장 일시가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선강퉁의 범위에 창업판이 포함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시기의 문제일 뿐 창업판 역시 외국인 투자자에게 개방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류를 이룹니다.

중국 증시에 한국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아모레퍼시픽처럼 실적이 탄탄한 소비주를 찾는 게 필요해보입니다.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등한 신황제주를 곁눈질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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