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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세스바이오 최영호 대표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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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셋(뉴저지주)=이심기 특파원) 최영호 엑세스바이오 대표는 1987년 CJ종합연구소 연구원으로 시작해 28년간 진단시약 개발에만 몰두했다. CJ가 1990년 의약사업을 포기하자 1990년 미국의 한 바이오 회사로 입사해 12년간 일한 뒤 2002년 가족의 도움을 받아 미국 현지에서 회사를 설립했다. 2013년 5월에는 미국에 본사를 둔 한국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을 하기도 했다.

상장 2주년을 앞두고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서머셋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최 대표는 창업 후 10년 넘게 무엇을 이뤘느냐는 질문에 “한국 바이오 기업중에서 세계 1위 제품을 가지고 있는 회사가 있느냐,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용을 추천하는 유일한 제품을 갖고 있는 회사가 있느냐”며 자신있게 되물었다.

최 대표가 언급한 첫번째 제품은 말라리아 진단시약이다. 엑세스바이오는 지난해 12월부터 유엔산하 글로벌 펀드가 주관한 말라리아 진단 시약 입찰에서 80% 이상 낙찰을 받고 있다. 가격과 기술경쟁력을 모두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올해는 2억키트를 생산할 계획이다. 상장 당시인 2013년 760만개와 비교하면 1.8배로 늘었다. 최 대표는 “빌게이츠재단으로부터 15만달러를 지원받아 현재보다 100배 더 민감하고 정확한 진단시약을 개발중”이라며 “돈 보다는 세계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았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희귀병의 일종으로 적혈구를 파괴하는 악성빈혈병인 G6PD 효소결핍을 진단하는 제품은 지난 3월 WHO로부터 열대지방에서 유일하게 사용가능한 현장진단제품으로 인정받았다. 최 대표는 “감염여부를 현장에서 정확하고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은 치료약 개발보다 훨씬 중요하다”며 “중동과 중국, 동남아 등 발병확률이 높은 지역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상장 후 2년동안 제품군이 말라리아, 에이즈진단 제품 등 3종류에서 G6PD 효소결핍,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뎅기열바이러스 진단제품 등 13개로 늘어났다”며 “2017년까지 매출 1억달러, 2019년 세계 20대 체외진단 기업으로 올라서겠다”고 말했다. 내년 5월 서울 마곡지구에 R&D센터가 완공될 예정이고, 시화공단에 이어 2017년 준공을 목표로 국내에 제2 생산공장도 만들 계획이다.

최 대표는 “바이오 분야는 1위 기업의 시장독식으로 2위조차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며 “1위를 모방한 ‘미투(metoo)제품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만큼 차별화된 기술과 원가경쟁력을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sglee@hankyung.com(끝)

오늘의 신문 - 2024.05.07(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