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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와 네이버의 생태계 전쟁…쇼핑·결제서 ‘최후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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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시장 석권할 밑그림,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가 승패 가를 것

(김보람 한경 비즈니스 기자)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다음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떤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을까.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핀테크(금융+IT)’다. 정보기술(IT) 모바일 분야에서 온·오프라인까지 정보(홍보·광고)·생활·쇼핑을 연결해 최종적으로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두 기업이 핀테크 시장을 지향한다는 전략은 같지만 그 이행 과정은 사뭇 다르다. 네이버는 핵심 경쟁력인 ‘검색’ 서비스를 강화해 모바일 ‘쇼핑 플랫폼’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여기에 네이버 결제 시스템 ‘네이버페이’를 도입해 검색부터 결제까지 ‘끊김 없는’ 모바일 쇼핑을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다음카카오는 국내 1위 메신저(모바일·PC)인 카카오톡의 ‘네트워크’가 무기다. 이 네트워크를 통해 생활 전반을 둘러싼 모든 것을 연결해 ‘라이프 플랫폼’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결제 시스템 카카오페이·뱅크월렛카카오 플랫폼을 더해 신규 수익 모델 확장에 여념이 없다. 이미 이들의 전략은 웹·모바일을 뛰어넘어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상거래,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까지 나선 상태다.

다음카카오, ‘전 국민 네트워크’ 활용
2010년 3월 시작된 카카오톡 모바일 메신저는 국내 모바일·PC 메신저 1위로 성장했다. 전 국민 모두 카카오톡에 가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형성된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급 결제, 크라우드 펀딩 등 금융 관련 신사업에 나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들의 움직임에서도 그 전략을 읽을 수 있다.

다음카카오는 2015년 3월 택시 사업에 진출했다. 최근 부상하는 ‘카카오택시’다. 한국스마트카드, 택시조합·연합과 손잡고 선보인 카카오택시는 기존에 등록된 지역 택시 사업자들과 승객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호출하고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서비스다. 카카오페이·뱅크월렛카카오 결제와 연동되면 이 서비스의 영역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다음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택시를 통해 대리운전·퀵서비스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다음카카오의 대표적 O2O 플랫폼 사례에 속한다.

국내 대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통하는 ‘카카오스토리’를 통해서는 새로운 고객 관리, 홍보·마케팅 서비스가 탄생했다. ‘스토리채널’과 ‘옐로아이디’다. 카카오스토리는 개인 SNS에서 시작해 소상공인·중소사업자·기업 등이 참여하며 관심 주제나 해당 제품, 브랜드,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곳으로 성장했다. 그러다 보니 카카오스토리를 광고·홍보의 마케팅 도구로 사용하려는 이들이 늘어났고 실제로 그 안에서 구매 등의 비즈니스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전문 비즈니스 공간으로 카카오스토리 안에 ‘스토리채널’을 만들었고 이용 고객이 늘자 고객 관리 모델로 ‘옐로아이디’를 출시하게 된 것이다. 옐로아이디는 카카오톡에서 친구를 맺고 채팅방에서 실시간 상담을 수 있다. 향후 상담 후 바로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정보 공유, 광고·홍보가 가능한 모바일 전용 블로그 ‘플레인’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 4월 등장한 이 서비스는 간편하고 쉬운 포스팅 방식으로 보다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스토리와 다른 점은 카카오스토리는 친구 신청과 수락 과정을 거쳐야 하는 ‘폐쇄형’ SNS이고 플레인은 이런 과정이 필요 없는 ‘개방형’이다. 이 서비스에서는 새로운 광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보통 온라인 포털에서 검색 기능은 검색 광고로 연결돼 포털의 주요 수입원이 된다.

‘다음’의 뉴스·웹툰·소설 등을 활용한 미디어·콘텐츠와 핀테크가 결합한 새로운 플랫폼도 주목할 만하다. 다음카카오가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선보인 ‘뉴스펀딩’이다. 독자들의 후원으로 제작비를 조달해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독자와 함께 만들어 가는 새로운 뉴스 생산 방식이다. 4월 30일 기준 누적 후원 금액 10억 원을 돌파했다. 일평균 후원 금액 500만 원, 일 최대 펀딩 금액은 4000만 원에 이른다. 최근 카카오페이 기능이 도입되며 결제 환경이 쉽고 간편하게 개선됐다.

‘콘텐츠’를 인정받아 출시 2년 만에 빛을 발하는 플랫폼도 있다. 웹툰·만화·소설·교양 콘텐츠를 제공하는 모바일 전용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26년’, ‘이끼’, ‘미생’, ‘호구의 사랑’ 등 20여 개의 작품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될 만큼 이미 시장에서 인정받은 콘텐츠들이 다수인 다음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이 플랫폼은 일매출 1억 원을 달성하는 콘텐츠로 부상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이처럼 다음카카오의 모든 서비스가 카카오페이·뱅크월렛카카오와 연결되면서 다음카카오는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핀테크 사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안에 전국 편의점에 카카오페이·뱅크월렛카카오 바코드 결제 서비스가 도입되며 가맹점 수는 총 60여 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네이버 ‘쇼핑 플랫폼’으로 진화
네이버는 조직 개편까지 단행하며 모바일 플랫폼에 주력한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2014년 말 임원 워크숍에서 모바일 분야에서 분발해야 한다고 강조한 때부터 분위기는 급물살을 탔다. “네이버가 과거 PC 시대에는 경쟁 끝에 1등이 됐고 이를 지키는 게임을 해 왔다면 모바일 시대는 꼴찌에서 올라가는 싸움이다. 모바일에서 네이버는 아무것도 아니다.” 네이버가 과거 PC 중심의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1위 자리에 올랐지만 모바일 중심으로 급격히 바뀌는 지금이 절체절명의 위기라는 이 의장의 경고 메시지다.

네이버가 내세운 전략은 ‘쇼핑 검색’을 강화하고 검색부터 결제까지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다. ‘스토어팜(판매·광고·홍보를 위한 상거래 쇼핑몰)’, ‘샵윈도(오프라인 상점 중개 모바일 서비스)’ 등 쇼핑 플랫폼을 강화해 이용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고 네이버페이로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쇼핑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말이다. 네이버페이는 기존 네이버의 결제 시스템인 ‘체크아웃’을 기반으로 1500만 명의 이용자와 4만3000여 곳 이상의 온라인 가맹점을 확보한 서비스다. 네이버페이는 6월 네이버 지식쇼핑 가맹점을 중심으로 확대, 시행될 계획이다.

이러한 네이버의 그림은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처럼 쇼핑 포털·핀테크 생태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아마존과 알리바바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 쇼핑 베이스 검색, 동영상 콘텐츠, 간편 결제, 택배 등의 융합을 기반으로 한다. 네이버는 모바일·PC 환경에서 검증된 비교 쇼핑 서비스인 지식쇼핑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에 입력되는 약 30% 이상이 쇼핑 관련 키워드이며 네이버 이용자 4명 중 1명은 주 1회 이상 네이버에서 쇼핑 검색을 한다. 또한 지식쇼핑으로 유입되는 트래픽 중 90%가 검색을 통해 발생할 정도로 검색은 쇼핑 경험에서 매우 중요한 시작점”이라는 게 네이버 측의 주장이다. 이를 통해 모바일 광고 시장 영역도 확대할 수 있다.

모바일 광고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네이버의 신규 서비스로는 모바일 전용 홈페이지 ‘모두’가 있다. ‘홍보’를 돕는 플랫폼인 모두는 네이버 아이디로 접속해 마우스로 몇 번만 클릭하면 모바일 전용 홈페이지를 완성할 수 있다. 개인·기관·중소상공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최근 개방형 SNS로 선보인 ‘폴라’ 역시 광고 플랫폼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한 금융 투자 관계자는 “다음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강력한 플랫폼을 갖고 있어 누가 더 나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우위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borami@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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