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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속의 경제史) 여자란 무엇인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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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담·성풍속연구가) 명당자리에 대한 우리의 연구를 계속해 본다. 아마도 한국사람처럼 자연과 인간의 일치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없을 듯하다. 자연에 들어 호연지기를 받는다는 생각은 물론이고 일부 극단론자들은 심지어 지구가 5대양 6대주인고로 인간도 5장6부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모종교단체는 지구는 5만몇천년만에 한번씩 대변동을 하는데 이번에 오게될 주기가 곧 임박했다는 것이고 이때 인간의 신체는 5장5부 지구는 5대양 5대주로 지각변동을 일으킨다는 주장을 굳세게 펼치고 있다.

재미있는 논리라 하겠다. 그런데 우리의 주제인 명당자리를 보는 눈 또한 이 범주에서 그리 멀지 않아 아는 사람으로 하여금 고소를 머금게 하는 것이다. 명당자리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여자의 그것이다.

자궁으로 들어가는 문. 가장 은밀한 곳에 대한 신체와 자연의 애낼러지가 곧 여자 성기를 가장 닮은 자연의 자리를 골라 그것으로써 명당을 삼고 있는 것이다.
혈은 우리말로 구멍이다. 명당의 혈은 곧 인간의 구멍을 뜻하고 이것은 여자에게만 존재하는 것이다. 옥문에 해당하는 것이 혈이요 혈의 앞부분이 곧 명당터가 되는 것이다.

그것은 내리뻗은 다리의 한가운데 지점 즉 안산이 있고 조산이 있는 사이의 적당한 자리에 위치하는 것이 바로 옥문이다. 요즘의 눈으로 말하면 짓궂은 농담같은 생각이지만 오늘날에도 명당을 찾고자하는 노력들이 계속되는 것을 보면 그제나 저제나 별로 나아진 것도 없을 성싶다.
혈은 곧 대지의 자궁으로 들어가는 문이다. 혈의 뒤쪽에 좌청룡 우백호가 있는데 이는 옥문의 외음순과 내음순을 별칭으로 부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주산은 곧 크리토리스(음핵)에 해당하고 그뒤로 뻗어있는 조산은 곧 두덩을 지나 아랫배로 이어지는 도톰한 공간을 말하는 것이다. 내명당은 내음순이 빙그르르 아래로 돌아내려 만나는 부분이며 이 만남은 도툼한 언덕 즉, 안산을 이루는 것이다.

외명당은 외음순이 만나는 지역이며 항문으로 연결되는, 양 다리 사이의 펑퍼짐한 지역 전체의 경관을 말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연상이지만 실제로 우리의 산하를 돌다보면 놀랍게도 이와 유사한 경관을 만나게 된다. 대표적인 곳이 양백지간으로 불리는 영주지역 일대로 경기도의 공동묘지들도 이런 범주에서 자신의 자리를 정하고 있다.

간단히는 무덤 자체도 이런 연상작용하에 설계되고 축대가 조성되고 잔디가 심어지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한마디로 성기숭배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자연을 몸으로 보고 그곳에서 태어나 그곳으로 돌아간다는 소박한 농경문화의 잔재가 명당 사상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셈이다.

오늘의 신문 - 2024.05.22(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