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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초임 간부 숫자 확 줄이라는 주장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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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욱 선임기자) 육군이 우수한 간부를 확보하려면 중·소위와 하사 정원을 감축, 신규 임관자부터 줄여야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20세 남자 인구가 2014년 38만명에서 2025년에는 22만2000명으로 줄어드는 시대를 맞아 군도 인력구조의 선진화에 나서야할 시기가 온 것입니다.

김종탁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7일 김요환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육군회관에서 열린 ‘군 우수인력 획득정책 토론회’에 주제발표자로 참석, “육군 장교 총정원중 매년 교체되는 비율이 15%로 미국(8.7%)이나 영국(5.2%)의 2~3배에 달한다”며 “선진국에 비해 장교와 부사관의 복무기간이 짧아 ‘대량획득-단기활용’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초임간부를 덜 뽑아 직업의 안정성과 인력운용의 효율성을 높여야한다”며 “중·소위와 하사의 정원을 줄이고 장교 직위의 일부를 군무원 자리로 바꿔 단기복무 제대군인의 전직 기회를 늘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김해석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소장)도 “장교의 80%,부사관의 68%를 단기의무복무자에 의존하면서 군 간부의 전문성과 직업성이 약화되고 있다”며 “초임간부 획득 수를 줄이고 계급별 정체기간을 재설정하는 방법 등으로 간부 인력구조를 재설계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수한 군 간부를 선발하려면 상위계급 진출률을 높여야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조관호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장교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려면 학군 및 학사 출신의 인력획득 및 활용체계부터 우선 개선해야한다”며 “중령까지 진급하는 비율도 상향조정해 직업안정성을 제고해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10년간 육군사관학교 졸업자가 대령으로 진급한 비율은 61.9%에 달하지만 학군 장기복무자는 27.1%, 3사의 경우 20.8%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계급별 정원에 묶여 장교 5명중 1명만 장기복무자로 선발하면서 나타나는 폐해도 심각합니다.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장기복무하겠다고 지원한뒤 떨어진 초급간부들의 절망감으로 인해 군의 전투력이 훼손되고 반군(反軍)감정이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20%에 불과한 장기선발비율을 높여야한다는 것이죠. 김해석 인사참모부장은 “장교와 부사관의 장기복무제도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소대장 3명중 2명이 학군장교입니다. 이들의 복무기간을 놓고 찬반양론이 나왔습니다. 김영래 ROTC 통일정신문화원장(전 동덕여대 총장)은 “학군장교 의무복무기간은 28개월이지만 재학중 군사훈련기간을 포함하면 사실상 32개월에 이른다”며 “병 복무기간이 줄어든 것처럼 ROTC도 복무기간을 과감히 단축하고 광역단위의 권역별 선발제도를 도입해 우수 자원을 확보해야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최근 3개년간 학군장교의 평균 경쟁률은 3.8대 1로 낮은 수준이며 명문대일수록 지원자가 줄어드는 실정입니다. 그는 “육사 출신 장교 한 명을 양성하는데 2억7000만원이 드는데 비해 학군장교의 경우 1300만원에 불과하다”며 지원 확대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반해 노관석 강원지방병무청장(예비역 대령)은 “초급간부의 정원을 감축하면서 모든 장교의 최소복무기간을 3년 이상으로 유지해야한다”며 “기능부대와 중화기중대의 모든 장교 직위를 부사관 직위로 바꾸고 전투병과 부사관의 준위 진급제도를 시행할 필요가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원 조달’에만 치우친 육군의 간부양성 교육체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최병욱 상명대 군사학과 부교수는 ”등록금만 내면 들어갈수 있는 최하위권 대학에서도 장교 및 부사관 양성과정을 경쟁적으로 개설한뒤 군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임관시키고 있다”며 “자격 미달의 교수가 자질이 떨어지는 학생을 가르치면서 ‘대학내 병정놀이’로 희화화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지난해 기준 군 관련학과는 93개 대학에 개설돼있다고 합니다.

특히 군 관련학과가 있는 전문대는 2012년 48개에서 2014년에 80개로 급증했고요. 전체 정원도 3914명에서 5400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최 교수는 “군사학과와 부사관학과가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운영되어야하고 군 장학생 평가방법도 인재 채용의 관점에서 개선되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swchoi@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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