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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동영상플랫폼 기업 증시 사상 최장 상한가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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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의 중국 이야기) 중국 선전증권거래소의 창업판에 상장된 지 두달도 안된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업체 바오펑(暴風)과기가 중국 증시에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습니다.주가가 5일까지 29 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5일 창업판 지수가 2.17% 빠졌지만 바오펑과기 주가는 이날도 상한가인 148.27위안으로 직행한 뒤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작년 10월9일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원전 설비 업체 란스중형장비가 세운 중국 증시 최장(24일 연속) 상한가 기록을 이미 갈아치운 바오펑과기의 상한가 행진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주목하는 건 중국투자자들만이 아닙니다.블룸버그통신도 최근 이 회사를 조명할 정도입니다.

지난 3월24일 상장된 이 회사의 발행가는 7.14위안이었습니다. 가격제한폭(10%)이 없는 상장 첫날 43.9% 급등한 바오펑과기는 이튿날부터 5월5일까지 29 거래일 연속 매일 10% 상승을 지속해왔습니다. 5일 종가는 148.27위안으로 발행가 대비 20.8배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지분 21%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펑신 CEO의 지분가치도 37억위안(약 6440여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상장 이후 거래일 기준 한달여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상한가를 기록하는 회사를 두고 거품론이 제기되지 않는 게 이상할 겁니다.이 회사 실적이 부진한 탓에 거품론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이 회사는 1분기에 300만위안의 손실을 냈습니다.작년 1분기의 700만위안 흑자에서 적자로 반전한 겁니다.같은 기간 매출은 7400만위안에서 9200만위안으로 24.3% 증가했지만 적자 실적이 공표된 이후에도 상한가 행진을 한다는 건 얼핏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바오펑과기 순익은 2013년에 전년 보다 30.9% 감소한 3900만위안에 그쳤고, 2014년에도 8.8% 증가한 4200만위안에 머물렀습니다.

실적이 부진한데도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가수익비율(PER)도 상장 첫날 29.37배에서 지난 4일 385배로 급등했습니다. 중국 증시에서 실적과 주가가 따로 노는 사례는 바오펑과기만이 아닙니다.중국 증시에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최근까지 발표한 2700여개 상장사 가운데 217개사가 적자를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24개사는 올들어서만 주가가 2배이상 올랐다고 중국언론들이 전했습니다. 경제성장률 둔화 속에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히려 급등하는 실물경제와 증시간 괴리 현상을 보여줍니다.

궁금증은 왜 그럴까입니다. 경쟁업체라 할 수 있는 미 증시 상장 중국기업인 요우쿠투더우에 비하면 매출 규모가 작습니다.사업구조에서 주가 급등 이유를 찾기 힘든 경우 창업자나 주요 주주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펑신 CEO는 안후이성에 있는 허페이공업대학 출신의 엔지니어입니다.올해 43세의 청년기업인은 중국의 최대 사무용 소프트웨어업체인 진산소프트웨어에서 기술영업으로 실력발휘를 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보안소프트웨어 판매를 크게 늘린 실적을 평가받았다고 합니다.이후 야후차이나에서 소프트웨어사업부의 본부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2005년말 베이징쿠러과기공사를 창업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플랫폼사업을 시작합니다.반년 만에 600만 가입자를 확보할 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2007년 1월 바오펑이라는 동영상 소프트웨어를 인수해 지금의 바오펑과기로 이름을 바꿉니다.

여기까지는 별 드라마틱한 요소를 찾기 힘듭니다.바오펑과기 주가 급등의 궁금증을 풀 단서는 상장 다음날인 3월25일 중국언론에 나온 펑신 CEO의 인터뷰 내용입니다.화웨이와 깊은 협력을 논의중이라는 게 핵심입니다. 스마트폰 같은 무선분야의 협력이라는 정도만 공개됐습니다. 이 인터뷰가 눈길을 끈 건 화웨이가 바오펑과기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화웨이투자지주회사가 지분 2.91%를 보유한 5대 주주입니다. 화웨이는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시장에서도 약진하고 있는 중국 간판 IT기업이지만 비 상장사입니다. 그래도 바오펑과기의 상한가 행진에 대한 궁금증은 풀리지 않네요./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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