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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로봇 공학자를 꿈꾸던 청년 헬스케어 벤처 대표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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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늘 디지털전략부 기자) 휘황찬란한 도시 불빛과 여러가지 스트레스로 인해 잠을 못 이루는 사람이 많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약 49만 명의 불면증 환자가 있고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수면안대를 개발한 프라센 우효준 대표(31)의 어머니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수면'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빠져든 우 대표. 세계 최고의 로봇공학자를 꿈꾸며 한양대와 카이스트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한 청년의 앞길이 바뀐 순간이다.

◆빅데이터로 맞춤 수면관리 서비스

시제품으로 개발한 수면안대는 뇌파, 심박수, 호흡, 체온, 안구와 안면 근육 움직임 등의 생체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가 핵심이다. 생체 정보는 사용자가 잠에서 깬 뒤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클라우드 서버로 저장된다. 이후 몇 가지 질문과 답변을 바탕으로 개인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종합적인 수면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라센은 이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선군, 악화군, 유지군 등의 집단으로 구분한 뒤 개인별로 치료 및 개선방안을 제안한다. 수면안대에 달린 LED전구로 '색 패턴'을 비추고 '입체음향 비트효과'를 골진동 스피커로 내보내 깊은 수면을 부르는 뇌파를 유도한다. 또 잠자리에 들어야 할 시간, 라이프 스타일 개선 내용 등을 알려주는 생활 조언도 함께 제공한다.

◆ 대표도 실험 대상자

수면 패턴을 분석하고 수면장애를 개선하는 알고리즘을 만드려면 실제로 잠든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면실험은 마음대로 여러번 반복할 수가 없기 때문에 데이터를 축적하기가 쉽지 않다.

책상만 넣어도 꽉 차는 2평(6.6㎡) 남짓한 사무실 안에 침대용 소파를 둔 건 순전히 수면실험 때문이다. 우 대표와 직원들은 틈틈이 소파에서 자면서 데이터를 축적했다. 직원 5명이 77일간 참여한 자체 실험에서 누운 뒤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33.5% 줄어드는 성과를 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대병원 의료진과 협의해 공동 임상실험도 계획 중이다.

프라센은 내년 상반기에 국내 그리고 미국과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연말께는 수면안대 제품 양산에 들어간다. 현재 안대를 더 얇고 가벼우면서도 편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 다국적 군단...글로벌 시장 겨냥

프라센은 다국적 군단이다. 우수한 인재라면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는 모토 아래 한국어와 영어로 지원서를 받았다. 그 결과 직원 총 6명 중 우 대표와 장기숭 이사 두 명만이 한국인이다. 베트남인 2명과 러시아인 영국인 각각 1명이 있다. 이들 중 한국어에 능통한 것은 물론 3개 국어를 구사하는 직원도 있다.

세계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게 우 대표의 설명이다. 외국 시장조사기관들은 수면보조산업이 연 평균 5.6%씩 발전해 시장 규모가 2014년 577억 달러에서 2019년 767억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우 대표는 "글로벌 기업이 되려면 조직 구성부터 글로벌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들의 다양한 시각이 제품 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skyu@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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