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7시에 시작된 마찬은 10시까지 이어졌습니다. 칵테일을 곁들여 상당히 가벼운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합니다. “사업과 관련된 얘기는 거의 하지 않았다”는 게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의 설명이었습니다. 한국의 한 참석자들은 “3시간 동안 영어로 대화를 했더니 너무 피곤하다”며 “집에 가서 소주나 한잔 하고 들어가야겠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람코 이사회는 전 세계 주요 국가를 돌며 열립니다. 한국에서는 2011년 이후 4년만에 개최됩니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광물장관(의장), 이브라힘 알아사프 재무장관, 마지드 알모니프 최고경제회의(SEC) 사무총장 등 장관급 인사들이 이사진에 포함돼 있는 만큼 지난 21일부터 이어진 이들의 한국 방문일정에 깊은 관심이 쏠렸습니다.
저녁 약속만 ‘두탕’, ‘세탕’을 뛰는 한국의 고위급 인사들이 3시간을 온전히, 그것도 익숙치 않은 영어로 대화하며 만찬장에서 보낸 것도 이들이 갖는 중량감 때문이었을 겁니다.
호텔 측에서도 만찬 행사 경호에 상당한 공을 들였습니다. 호텔 입구에서부터 경호 인력이 배치됐으며 10여명의 경호원들이 철저하게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했습니다.
얼굴이 잘 알려진 VIP 손님도 초청장을 손에 들고 있지 않으면 출입을 막을 만큼 신원 확인도 철저했으며, 좌석 배치 또한 한 명 한 명 꼼꼼하게 따지고 확인했습니다. 행사 주변에 기자들이 모여들자 호텔측에서 사진촬영과 취재 등을 막아 한 때 취재진과 호텔 관계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scream0208@hankyung.com(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