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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서 ‘뜨는 산업’ ‘지는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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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케어 20% 고성장 지속…공급과잉으로 에너지 섹터 고전

(강수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전후해 미국 내 산업구조에 큰 변화가 생겼다. 금융·보험업·건설업·제조업·소매업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의 전체 경기 대비 성장이 부진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했다. 미국은 금융 위기 이후 경기 침체를 극복하고 제조업의 본국 회귀를 지원하기 위해 2010년부터 리쇼링(reshoring)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리쇼링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제조업의 비중은 여전히 위기 이전 대비 낮은 수준이다. 리쇼링 정책과 대내외 수요 개선으로 부동산 임대 및 리스업·과학기술·서비스업·헬스케어·광업 등이 미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며 명목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2014년 미국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은 강달러에 따른 실적 부진과 유가 관련 에너지 섹터의 부진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내 비중이 높은 섹터는 정보기술(IT)·금융·헬스케어다. IT와 헬스 케어는 2013년 이후 미국이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던 시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주요 섹터들의 최근 1년간 성과를 살펴보면 작년 주식시장의 고평가 논란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안전 자산 선호 심리에 따라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유틸리티 섹터가 29% 성장했다.

바이오, 2014년 최고 수익률 기록
에너지 섹터는 공급과잉 및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유가 급락으로 2014년 8.5% 하락했고 원자재 가격에 민감한 에너지 기업들은 작년에 설비투자를 크게 줄였다. 자유 소비재 섹터는 경기 회복 및 유가 하락으로 부의 효과가 확대돼 9.7% 상승했는데, 업종별 명암이 갈려 완성차 업체는 미국에서 판매 실적이 크게 늘어난 반면 음식료 업종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헬스 케어 섹터는 신제품 개발과 인수·합병(M&A) 등이 상승세를 이끌어 25.4% 늘었고 IT 섹터는 인터넷 기업들의 고성장 및 공격적 M&A 등으로 18% 증가했다.

2014년 미국 금융시장에서 성과가 가장 좋았던 섹터는 바이오 섹터로, 2014년 바이오 섹터의 수익률은 43.2%를 기록했다. 높은 섹터 수익률은 자본력이 뒷받침된 대형 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M&A가 활발해 시너지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센터(CMS)에 따르면 미국의 건강 관련 지출 비용은 2022년 GDP 대비 19.9%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주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미국의 건강 관련 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글로벌 상위 헬스 케어 기업 중 미국 바이오 기업이 4개인 것을 감안하면 추가 성장 여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015년은 그동안 미국 시장을 주도했던 에너지·수출주·대형주에서 소비재·내수주·중소형주 섹터로 시장의 변화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 강세는 미국 소비자의 구매력을 증가시켜 미국 경제의 성장률 회복과 함께 내수 회복을 이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글로벌 경제의 소비 엔진 역할을 대신해 왔던 중국 경제는 구조적 하강 국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달러·저유가에 따른 글로벌 다국적기업의 이익 감소가 소비자로의 부의 이전과 미국 내 소비 여력 확대로 이어지는 상황으로 향후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IT 분야, M&A 증가 예상
주요 섹터별 향후 전망을 보면 유틸리티 섹터는 계속된 주가 상승으로 높아진 가격 부담, 셰일가스 개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등으로 2015년 2%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섹터는 올해에도 공급과잉에 따른 저유가 지속 등으로 플러스 성장률 반등이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헬스 케어 섹터는 작년 20%가 넘는 고성장을 기록했는데, 고령화 인구의 지속 및 국내 M&A에 대한 납세자 전환이 허용됨에 따라 2015년에도 높은 성장률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IT 섹터는 헬스 케어 섹터와 함께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섹터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고 M&A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2015년에도 10%대의 고성장이 전망된다.

선택적 소비재 섹터는 유가 급락, 지정학적 불안,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 등이 존재하지만 소비가 여전히 미국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고 있기 때문에 2015년에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필수 소비재 섹터는 주가수익률(PER)이 20배로 높아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기 때문에 2015년에는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자체는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재 섹터는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이 기업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달러화 강세, 유럽 매출 둔화 등 부정적인 측면도 있어 성장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 섹터는 원자재 시장의 약세로 2015년에도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유가 하향 안정화 시기에 이르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경제는 최근 성장률이 낮아지고 고용 문제가 심각해지는 등 향후 성장 동력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가 화두가 되고 있다. 과거 한국이 개도국이었던 시절에는 선진국의 산업 동향을 그대로 답습해도 성장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한국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큰 트렌드를 이해하고 독자적인 산업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한국 산업에 영향을 미칠 3대 트렌드는 ▷차세대 제조 기술의 등장 ▷저출산·고령화 추세 ▷환경 에너지 문제 등이 있다. 우선, 미래의 산업은 인공지능, 3D 프린팅 등 신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차세대 제조 기술이 제조업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저출산·고령화 추세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고령 인구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의료 기기 등 고령화 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 셰일가스 혁명 등 환경 분야의 변화가 본격화되면서 산업에의 영향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셰일가스 혁명은 가스 수요 확대에 따라 조선·인프라 관련 산업에는 긍정적이지만 가스 기반이 아닌 석유화학 산업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