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좋은 뉴스`가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최진순의 넷 세상) 뉴스 생산자인 언론과 뉴스를 유통하는 포털사이트 사이에는 마르지 않는 애증이 있습니다. 지난 십수 년간 양측의 관계만 보더라도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했는데요. 모바일, 소셜네트워크가 시장 생태계를 주도하면서 언론-포털의 제휴모델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언론의 '탈포털' 논의가 부상한 거지요.

물론 국내 온라인뉴스 시장에서 포털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압도적입니다. 언론사 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포털을 통한 트래픽 유입은 평균적으로 50%가 훌쩍 넘습니다. 미디어 시장 변화와는 별개로 포털은 여전히 끈끈한 파트너라고 할 수 있는 거지요.

2000년대 초중반에는 서로에 대해 잘 파악하지 못한 탓인지 긴장도는 덜했습니다. 지금은 없어진 포털사이트 파란과 스포츠신문 간의 계약 파동, '옐로우 저널리즘' 논란을 거치면서 네이버는 '뉴스캐스트' 카드를 꺼내 들었는데요. 뉴스캐스트는 언론사에게 공포에 가까운 트래픽 폭탄을 선사하면서 결정적인 생태계를 만들었는데요. 이것은 포털 종속의 계기가 됐지요.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포털사이트 제휴사만 되더라도 산업적, 사회적 영향력을 갖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현재는 오히려 매달리는 형국이 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온라인 저널리즘의 수준 저하가 계속 이어졌고 책임소재 공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선 언론사의 '기사 어뷰징(abusing)` 행위가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는데요. 어뷰징이란 한 마디로 트래픽을 모으기 위해 포털 검색어를 소재로 동일 내용의 기사를 반복 전송하는 행위입니다. 트래픽을 만들어 광고를 유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레기' 논란도 나왔습니다.

누구보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포털의 뉴스 서비스도 분명히 한계는 있습니다. 언론사 브랜드 경쟁을 내세웠던 '뉴스스탠드', 이에 앞서 언론사의 편집권 및 가치를 끌어올릴 것으로 주목됐던 '뉴스캐스트' 등 네이버가 내놓은 뉴스정책들은 번번이 좌초하고 말았는데요. 어뷰징 기사만 쏟아내는 언론사 책임도 있지만 포털 서비스가 경쟁력을 평가하기 어려운 속보나 검색어 연계 소비만 조장한다는 비판도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 전문가들은 언론사의 어뷰징 기사에 대해 포털이 엄정한 제재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수준 낮은 뉴스를 만드는 언론사들이 포털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건데요. 실제로 어뷰징 기사가 쌓이면서 네이버는 검색 서비스 수준저하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포털사업자가 대외 리스크를 감수하고 '퇴출' 등 강경한 조치를 할 수 있느냐는 부분입니다. 포털 없이는 살 수 없는 언론사들을 끊는다는 건 '죽이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도 부담됩니다.

주지하다시피 포털 뉴스는 온라인 저널리즘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유의미한 창입니다.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뉴스를 보여주고 이용자가 더 많이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큰 그릇인데요.

포털사이트 다음의 '뉴스펀딩'은 저널리즘의 가치를 높이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큰 그릇에 걸맞는 서비스인 셈인데요. 이렇게 언론과 포털 관계가 앞으로는 뉴스의 미래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에서 자주 도출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용자들의 태도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좋은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을 격려하는 일입니다. 댓글을 남기고 소셜네트워크로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유료상품에는 적극적으로 지불의사를 띠는 소비문화 형성이 아주 중요합니다.

포털에서 유익한 뉴스를 봤다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와 그 기자에게도 격려의 말씀을 남기는 건 어떨까요? 기자들은 정말로 행복해할 겁니다. 언론 스스로의 혁신, 포털 서비스의 개선 못지 않게 온라인 뉴스 시장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능동적인 이용자들의 등장을 고대해봅니다. / 디지털전략부 기자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