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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성인인구 53억 중 20억명은 은행 계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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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수지 국제부 기자) 은행에서 계좌를 여는 것은 경제생활의 기본입니다. 저축으로 계획적인 경제생활이 가능할 뿐더러 월급을 받거나 공과금을 내는 등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은행 계좌를 통해 이뤄지니 말입니다. 지난 1월 한국은행은 한국인의 99.6%가 평균 2.0개의 계좌를 가지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어떨까요? 세계은행(WB)이 15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성인인구 53억 명 중 20억 명은 은행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4년 세계 성인인구 은행 계좌 보유비율은 62%. 반대로 생각하면 15세 이상 세계 인구 세 명 중 한 명이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엄청난 수처럼 보이지만 2011년에 비해 줄어든 수치입니다. 2011년 은행 계좌 보유비율은 절반을 갓 넘긴 51%였습니다.

은행 계좌 보유비율은 늘었지만 성별 격차는 여전했습니다. 2014년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는 비율은 여성이 58% 남성이 65%였습니다. 7%포인트가량 격차입니다. 2011년 은행 계좌 보유 비율의 성별 격차역시 7%포인트 대 였습니다. 다만 고임금을 받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에서는 성별 격차가 거의 줄었습니다. 하지만 중동 국가나 사하라사막이남 국가에서는 남성 여성 모두 은행 계좌 보유 비율은 늘었지만 성별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습니다.

은행 계좌를 열지 않은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이미 다른 가족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여성의 30%가 다른 가족의 계좌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자신의 계좌가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했습니다. ‘은행 계좌를 여는 비용이 비싸서’(23%), ‘은행이 멀리에 있어서(20%)’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습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 4명 중 한 명인 레오라 클래퍼 이코노미스트는 “여성이 금융체계 안에 포함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며 “여성의 발언권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집 밖에 돈을 보관할 안전한 장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가부장적 관념이 강하게 남아있는 나라에서는 여성이 금융체계 안에 포함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세계은행은 다음 보고서가 발간되는 3년 뒤에는 성별격차가 좁혀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은행 계좌 보급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있고 기술 발전 역시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suji@hankyung.com(끝)

오늘의 신문 - 2024.05.22(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