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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지희 "하이킥 빵꾸똥꾸가 벌써 여고생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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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윤 한경 텐아시아 기자) “훌쩍 성장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아직도 진지희를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 속 어린 해리 역으로만 기억한다면 오산이다. 올해 고교생이 된 그는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으로 첫 주인공 신고식을 치를 만큼 성장했다.

'빵꾸똥꾸’로 기억되는 귀여운 꼬마에서 이제는 숙녀티가 조금씩 느껴지는 진지희는 ‘선암여고 탐정단’ 속 안채율 만큼이나 당차고 똑부러진다. “연기는 준비된 자만이 얻을 수 있기에 다양한 방면으로 항상 노력하고 있겠다”며 철든 면모를 물씬 풍기는 그에게서 쉬지 않고 성장하는 어린 나무의 모습이 읽혔다.

Q. JTBC ‘선암여고 탐정단’으로 첫 주인공에 도전했다.

진지희: 처음에는 내가 작품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 컸는데 나중에는 감독님께 내 아이디어를 제안드릴 수 있는 용기도 냈다. ‘아 나도 할 수 있구나’란 점을 깨달았다.

Q. ‘선암여고 탐정단’은 예능PD(여운혁 PD)의 첫 드라마 도전작이기도 했고, 매 에피소드로 이어지는 점 등 실험적 요소가 많았다. 작품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진지희: 오디션을 봤는데 당시엔 역할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인물의 대본을 읽어보면서 맞는 역할을 탐구해가는 작업이 있었다. 처음엔 감독님이 무뚝뚝해서 화나신 줄 알았는데 이후 채율이 역할을 하라고 주시더라. 작품을 함께 하다 보니 감독님은 무서운 분인 줄 알았던 얼굴 뒤로 굉장히 편안하게 해 주시는 스타일이더라. 감독님 또한 첫 드라마 도전에 내가 첫 주인공이라 뜻깊은 기억으로 남을거라고 해 주셔서 뿌듯했따.

Q. 극중 채율은 따뜻함과 냉철함, 비밀스러운 면모 등 다양한 매력이 어우러진 인물이었다. 매력 요소가 무엇이었을까.

진지희: 채율이가 한 성격으로 가는게 아니라 탐정단 수사를 통해 여러 각도의 면모가 보여지는 게 인상적이었다. 여러 사건을 겪으며 채율이가 성장해 가는 모습이 마음이 와 닿았다. 처음에는 도도한 모습에서 점차 탐정단에 동화되면서 수사 속에서 의뢰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생각이 성장한 것 같다.

Q. 매 에피소드로 이뤄진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어떤 것이었나

진지희: 낙태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가장 기업에 남는다. 처음으로 채율이가 크게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고, 실제 현장에서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했다. 현장에서 낙태라는 사건에 맞닥뜨린 두 배우의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마음이 아팠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일이니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고, ‘아 저럴 땐 이런 심정이겠구나’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Q. 극중 한예준과 로맨스도 있었는데 첫 로맨스 도전 소감도 궁금하다.

진지희: 사실 본격적인 로맨스라기보다 썸만 타는 관계였는데 예준 오빠가 한 신 찍을 때마다 노력해오는 모습이 좋아서 더 열심히 했다. 호흡이 잘 맞았다. 행동이나 대사 톤이 말하지 않아도 척척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어 수월하게 찍은 것 같다.

Q. 어떤 일이든 앞장서서 이끌어가는 느낌이 채율이와 실제 진지희가 닮아 있는 것 같다.

진지희: 깨알같이 닮아 있는 부분이 있다. 말할 때 정확히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 데 ‘아닌 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할 때는 채율이와 닮아 있다. 있다. 리더십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서서 학교에서 조원들끼리 뭔가를 할 때면 내가 먼저 나서서 스케줄을 정하고 역할 배분을 하는 편이다. 느린 걸 잘 못 참는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어떤 거였나

진지희: 채율이가 엄마의 기대에 맞춰준 대로 살아오며 엄마를 원망하다 ‘아마도 엄마는 나를 위해서 그런 게 아니었을까’라고 얘기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아마도 그런 점이 채율이가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처음엔 내가 생각했던 캐릭터가 감독님과 너무 안 맞았는데 현장에 나가니 자연스럽게 내가 채율이가 되더라. 처음엔 채율이가 사춘기 소녀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뭐든 잘하는 오빠에게 가려진 쓸쓸한 아이였던 것 같다.

Q. 실제 진지희는 어떤 소녀일까? 사춘기는 지난 것 같나

진지희: 모르겠다. 겪고 있는 건지…지난 것 같기도 하다(웃음) 가끔 엄마랑 의견 충돌이 있는데 자고 나면 잊어버린다. 어릴 때부터 현장에서 엄마와 함께 있었고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부모님과의 갈등은 별로 없는 편이다.

Q. 작품 전과 끝나고 난 지금을 돌아볼 때 목표에 맞게 잘 온 거 같은지 궁금하다.

진지희: 내 목표는 일단 ‘대본에 충실하자’였다. 바쁘다보면 대본을 한두번 보고 못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저 대본을 계속 봐서 흐름을 파악하자는 목표가 있었다. 대본이 너덜너덜해진 걸 보면 그만큼은 읽은 것 같다. 아무런 이탈이나 사고 없이 첫 주인공을 무탈하게 끝낸 것 같아서 그런 점에선 성공적인 것 같다.

Q. 아직도 진지희 하면 MBC ‘지붕뚫고 하이킥’의 ‘빵꾸똥꾸’로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진지희: 지금 그 역할을 맡았으면 아마 악플에 상처도 받았을 것 같은데 그 땐 너무 어려서 몰랐다.(웃음) 그 때 상상치 못했던 인기를 얻었던 기억이 있어서 매 작품마다 ‘더 잘해야지’란 욕심을 냈던 것 같다. 지금까지도 기억해주시고 귀여워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린다.

Q. 그런데 ‘빵꾸똥꾸’가 이제 고교생으로 성장하려는 진지희에게 걸림돌이 될 때도 있나

진지희: 아직까지 어리게 보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이번에 고등학생 나이와 맞는 작품을 고른 것도 있고. ‘빵꾸똥꾸’는 아마 내가 평생 가져가야할 이름이겠지만 이전 기억보다는 지금 저의 성숙해진 모습도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

Q. 올해 고교생이 됐다. 스스로 연기적으로나 외형적으로나 성장한 걸 느끼나

진지희: 외향적으로 키도 크고 외모도 변한 면이 있는데 연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상대방의 감정이나 톤을 이어받을 수 있는 지점을 알게 됐고, 연기자가 연기 뿐 아니라 앵글이나 조명같은 부분 신경써야 하고, 나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스태프 분들을 많이 배려해야 한다는 점을 차츰 배워가고 있다.

Q. 여고생 진지희는 학교에선 어떤 학생인가

진지희: 나서는 걸 좋아한다. 발표하는 것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놀 땐 확실하게 노는 편이라. 친구도 많은 편이다. 나를 처음 만났을 때 ‘쟤는 도도할 거야’라는 시선에 멀리하는 친구들도 있다. 친구가 아닌 연기자로 호기심으로 다가오는 아이들도 있고. 그런 부분때문에 상처받은 적도 있지만 내가 먼저 다가가는 편이다. 학교에선 연기자가 아니라 학생이니까. 최근에는 조퇴하니 전학 가는 거 아니냐는 소문이 돌기도 했었다.(웃음)

Q. 연기 활동을 병행하면서 인문계 고교에 진학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진지희: 공부 끈을 놓고 싶지 않았다. 나는 주위 분위기가 형성돼야 공부하는 스타일이라 성적이 좋은 친구들 사이에서 공부하면 나도 그 분위기를 따라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희망하는 학과도 연극영화과보다는 심리학과나 다른 방면의 공부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Q. 직업적으로도 앞으로 계속 연기를 하기로 마음 먹었나?

진지희: 마음으로는 그렇게 정했다. 어떤 재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가장 자신있고 즐거워하는 게 연기인 것 같다. 직업을 좋아하면서도 잘 하는 걸 선택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연기를 더 갈고 닦아서 성인이 됐을 때 큰 배우가 되고 싶다.

Q. 아역으로서 경험이 진지희에게는 어떤 경험으로 남아 있는지 궁금하다.

진지희: 어릴 땐 촬영하다 수업에 가면 학교 진도를 따라가기가 어려웠고 잠이 모자라 엄마에게 칭얼거린 적도 있다. 그런 시간을 겪으며 연기자에겐 체력관리가 기본 자세인 걸 알게 됐다. 쉴 때는 잠을 자야 한다거나 운동이 필수라는 점들. 체력은 연기 뿐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중요하니까.

Q. 아역 배우로 데뷔해 벌써 올해로 13년차가 됐다. 연기 외에 하고 싶은 게 있나

진지희: 영어를 좀더 잘 하고 싶다. 처음 꿈은 변호사였다. 말하고 나서는 걸 좋아하니까. 아마 연기를 안하고 있었다면 변호사나 외교관에 대한 꿈을 키웠을 것 같은데 이젠 연기로 그런 직업적인 부분을 풀어내고 싶다.

Q. 배우로서 꿈이 궁금하다.

진지희: 아직 어리게 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제는 좀 컸다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고, 다양한 게 가능하다는 부분도 알려드리고 싶다. 청춘 드라마도 찍고 싶고 어른이 되면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도 해보고 싶다.(웃음) (끝)

사진. 구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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