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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주의 재발견, 全종목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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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의 중국 이야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4000 고지에 다시 올라섰습니다.지난 10일 상하이종합지수는 4034로 마감했습니다.전일 대비 1.94% 상승하면서 2008년 3월 이후 7년여만에 처음으로 4000시대에 재진입했습니다.최근 두달간의 상승폭이 1000포인트 가까운 31.16%에 달했습니다.

중국 증시의 거침없는 질주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관련 주식으로 자금이 몰리는 효과를 낳고 있습니다. 홍콩증시가 최근 급등한 것은 홍콩과 중국증시에 동시상장된 종목인데도 홍콩에 상장된 주식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사실이 중국 증시 급등세를 타고 더욱 부각됐기 때문입니다.4월8일과 9일 홍콩 항셍지수는 3.8%와 2.7% 올랐습니다.덕분에 7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증시의 B주의 급등세도 같은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중국의 A주와 B주에 동시상장된 종목들이라도 A주 주가가 B주의 3-5배 되는 종목이 적지 않았던 현실에서 A주의 급등이 B주의 가치를 재발견시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상하이B주는 지난 10일 346.87로 9.06% 상승했습니다.선전 B주도 6.72% 오른 1273.16을 기록했습니다.
B주가 최근 들어 얼마만큼 올랐고,그 배경은 무엇이고,향후 전망은 어떨지 살펴보겠습니다.

-B주 최근 얼마나 올랐나
B주는 A주의 상승세 힘을 빌어 동반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상하이 B주는 2014년 6월25일 217.45 이후 지난 10일(346.87)까지 59.5% 급등했습니다.A주의 상승시기와 겹칩니다.특히 A주가 4000 시대에 재진입한 10일엔 전종목 상한가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상하이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103개 B주 가운데 거래정지된 주식을 뺀 87개 B주가 모두 가격제한폭(10%)까지 올랐습니다.

-B주 왜 뜨나.
A주의 급등이 동시상장된 B주와의 격차를 벌려놓자 저평가된 B주의 가치가 더욱 부각된 게 이유로 꼽힙니다.과거에도 B주는 A주 급등세에 올라 탄 이력이 있습니다. 중국 A주가 4000에서 6124로 급등세를 탔던 2007년에 그랬습니다.B주는 2007년 4월27일부터 5월21일까지 한달도 안 되는 기간에 70% 급등했습니다. 2009년에도 8월에 A주가 급등세를 탄 이후 11월에 B의 폭등세로 이어졌습니다.

B주가 A주로 합칠 것이라는 설이 다시 부각된 것도 B주 급등의 배경입니다.B주는 홍콩의 H주나 중국의 A주와 합병하는 사례가 간헐적으로 이뤄져왔습니다.2012년말 중지그룹이 B주를 H주로 전환한 게 신호탄으로 해석됩니다.

-B주 향후 전망
중국의 금융개혁이 가속화되면서 B주의 존재의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중국 증시의 B주는 최초로 증시를 개방시킨 주역이었습니다.1992년 2월에 상하이와 선전증시에서 각각 B주 거래가 시작했습니다.당시만 해도 외국인들만이 살 수 있는 유일한 중국주식이었습니다.외자유치 측면이 강했습니다.외자유치가 늘고 세계무역기구(WTO)가입을 통한 외국인의 대중국 직접투자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B주가 갖는 외자유치 가치가 반감됐습니다. 2001년엔 중국인도 B주를 살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외자가 넘쳐 흐르고 QFII(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와 후강퉁(상하이와 홍콩증시 교차거래)등으로 B주의 존재의의가 퇴색됐습니다.특히 위안화 국제화 등 자본계정 자유태환을 위한 개혁이 빨라지면서 B주가 설 땅이 좁아지고 있습니다.한푼의 외자라도 필요했던 외자 궁핍시대에 만든 B주의 필요성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겁니다.

B주가 증시로서의 기본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는 것도 H주든 A주든 다른 주식과의 합병을 통한 B주의 퇴출을 예고케한다는 지적입니다. 2001년 이후 B주 시장에서 신규 기업공개(IPO)를 한 곳이 하나도 없고,2004년 이후에는 증자 등을 통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B주도 없었습니다.2000년 114개에 달했던 B주 상장사는 103개로 줄어든 상태입니다.

때문에 B주의 존재의의를 퇴색시키는 소식,일례로 위안화 국제화나 자본시장 개방 등이 늘어날수록 B주 상승이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상하이 B주는 미 달러,선전 B주는 홍콩 달러로 표시돼 거래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A주가 급등하고 있는 시기를 B주의 퇴출 적기로 보고 있습니다. B주 주주에 대한 충격을 덜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금융개혁 가속화와 A주의 급등기가 겹칠 때 B주는 퇴출 직전의 마지막 불꽃을 피울 것으로 관측됩니다.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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