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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용사 43분이내에 10㎞ 달려야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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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욱 선임기자) 육군 특수전사령부 부대를 방문하면 ‘안되면 되게하라’는 특전부대 신조를 곳곳에서 볼수 있습니다. 특전사 대원들은 평소 대테러 및 대간첩작전을 맡으면서 인천아시안게임,G-20 세계정상회의 등 국제행사가 열릴 때마다 경호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했고 각종 대형사고마다 출동,인명을 구조해왔습니다.

특전사가 1일 서울 거여동 특전사 연병장에서 부대 창설 57주년 기념식을 가졌습니다. 특전사는 내년 2월 경기도 이천으로 이전합니다. 40여년 간의 거여동 시대를 마감하는 행사를 치른 셈입니다. 이날 국방부 의장대의 의장시범과 특전사 장병들의 특공무술 및 크라브마가(이스라엘 근접격투기술) 시범, 고공강하 등이 진행됐습니다. 전인범 사령관(육사 37기·중장)은 “특전사는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이천시대를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 국민과 함께하며 신뢰받는 대한민국 대표 부대가 되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전사 예하에는 6개 여단과 2개 단급 부대가 있습니다.

특전사는 전 사령관 취임이후 ‘기초와 기본이 바로 선, 강하고 좋은 특전부대’라는 기치아래 체력단련 프로그램을 강화했습니다. 뜀걸음 거리부터 5㎞에서 10㎞로 늘렸습니다. 만 29세 이하는 43분 이내, 30세 이상은 44분 이내에 끊어야 ‘합격’입니다. 발 벌려 높이 뛰기, 점프 가슴 닿기, 담벽 넘기, 외줄 오르기, 타이어 끌기등 12개 종목으로 구성된 서킷트레이닝도 쉬지않고 연속 3차례 규정된 시간에 마쳐야만 ‘통과’ 판정을 받고요. 만 29세 이하는 19분30초 이내, 30세 이상은 21분 이내가 기준입니다.

비정기적으로 했던 산악무장 급속행군을 주 1회 시행중입니다. 25㎏이상 나가는 작전군장 차림으로 20㎞를 4시간39분이내에 주파해야합니다. 산지에서 시속 6㎞ 이상으로 이동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는 등산인이라면 누구나 알수 있습니다. 다만 40세를 넘으면 ‘배려’가 뒤따릅니다. 특전사에 비해 훨씬 기준이 낮은 육군체력검정으로 평가하니까요.

프로그램 시행이후 특전사 요원들은 그야말로 ‘몸짱’이 되었다고 합니다. 체중과 허리둘레가 24.1% 줄었고 가슴과 허벅지 둘레는 각각 10.3%,17.9% 늘어났습니다. 육군 체력검정기준의 ‘특급’ 획득률도 종전 80%에서 95%로 높아졌고요.

특전사 하면 떠오르는 천리행군도 더 힘들게 바꿨습니다. 특전사 용사들은 전시 적의 핵심표적 지역 등에서 교란임무 등을 수행한뒤 38도선까지 약 400㎞이상 탈출할수 있는 능력을 기본적으로 갖춰야합니다. 과거에는 2주일에 걸쳐 전술훈련과 병행해 실시했지만 지난해부터 무박 7일의 주야연속행군(하루 60~70㎞ 주파)으로 400㎞를 완주하도록 했습니다. 행군간 별도의 정비시간과 숙영지 편성도 없앴습니다. 4~5명의 조단위 행군을 완료한 개인에게는 수료증을 부여합니다.

특전 용사들은 신형 무기와 특수 장비도 쓰고 있습니다. 가늠쇠와 가늠자 크기가 커져 조준이 용이하고 야광점을 부착해 야간사격시 명중률이 종전 48%에서 87%로 향상된 M1911A1 권총을 작전팀의 부무기로 사용중입니다. 각종 총기에 장착해 안정적인 조준을 도와주는 주야조준경, 수직손잡이, K-2 레일, M-4 스톡 등 부가장비도 도입되었습니다.

적진 한가운데에서 팀 단위 작전을 펴는 특전사의 임무 성공을 위해 고위력 화기도 도입할 방침입니다. 기존 K201,M203 유탄발사기는 소총에 장착해 단발사격만 가능합니다. 수류탄처럼 폭발하는 일반 유탄은 물론 연막탄과 섬광탄, 조명탄, 특수 제작된 정찰용 카메라가 부착된 정찰탄도 연속적으로 사격할 수 있는 유탄발사기가 향후 특전사에 지급될 전망입니다. 신형 유탄 발사기는 전차 등 장갑차량에 대응할 수 있는 대장갑열화탄도 사용할 수 있어 작전효용성이 높다고 합니다.

특전사는 한미 연합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전군 최초로 한국군은 영어로, 미군은 한국어로 브리핑하는 제도를 시행중입니다. 통역장교나 통역병을 운용해 작전을 수행할 경우 긴박한 전장상황에서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거나 오역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전사도 여군 1만명 시대에 부응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부대가인 ‘검은 베레모’의 가사중 “아아,검은 베레 무적의 사나이~”에서 ‘사나이’를 ‘전사들’로 40년만에 수정했다고 합니다. 30대 1 이상의 경쟁을 뚫고 입대한 여군의 자부심을 높이기위한 조치였습니다. 2014년 10월 최초로 여군 천리행군을 실시한뒤 지난달까지 12명이 완주했다고 합니다. 20대엔 전투여군으로 맹활약하도록 한뒤 30대부터는 결혼이후 가정을 이끌면서 군생활도 계속 할수 있는 근무모델을 창안했다고 합니다.

특전사 대원들은 패밀리데이를 기다리며 고된 훈련을 견디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에는 오후 4시30분에 퇴근합니다. 주로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요? 집안 대청소입니다. 군인가족들로부터 매우 큰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매월 2,4주차 수요일에 시행되는 전우데이는 전우애 형성을 위한 기념일입니다. 야근없이 일과가 종료되자마자 부서 또는 부대에서 근무하는 전우들과 식사를 하거나 운동을 합니다. /swchoi@hankyung.com (끝)

사진: 특수전사령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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