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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SNS의 부작용 공부한 삼성 사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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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은 산업부 기자) 삼성 사장단이 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부작용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SNS를 주목하고 이용자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뉴미디어 전략’을 공유했던 삼성이 이제는 SNS의 부작용을 고민하며 경계할 점을 짚어봤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삼성은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회의에 이재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초청해 ‘SNS의 10가지 얼굴’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들었습니다. 이 교수는 SNS가 사회관계망, 컴퓨터를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 권력행사의 장, 정보전파의 도구, 빅데이터 생산 공간, 컴퓨터 연산을 통한 사회 현상이 일어나는 곳, 문화, 소프트웨어, 글쓰기 공간, 비장소 등 10가지 얼굴을 갖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특히 비장소라는 표현은 장소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기차역 대합실처럼 사람이 많이 오가지만 실질적인 대화나 소통은 이뤄지지 않는 곳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는데요. 흔히 SNS를 소통의 공간이라고 여기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먼 시각이지요. 컴퓨터를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 글쓰기 공간이 되어준다는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이 존재한다며 이렇게 설명한 겁니다.

이 교수는 SNS로 인해 정신적인 병리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SNS에 지나치게 집착하게 되면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오프라인상의 실제 인간관계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현상을 두고 뼈가 원래 있어야 할 자리에서 벗어나는 ‘탈구’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SNS에 너무 빠져들면 생각 없이 SNS상에서 관계 맺는 사람들의 의견만 추종하게 되거나 남의 것을 관음, 자기 자신을 SNS상에 포장하고 과시하려는 성향이 심해질 수 있다“며 경계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강연의 한 참석자는 ”이 교수는 SNS에 대해 전반적으로 우려와 비판을 담은 시각으로 분석했다“며 ”자라나는 세대에게 SNS 공간에 너무 빠져들지 말고 과거 어른들이 공부하던 방식인 책 읽기나 글쓰기, 생각하는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당부하더라“고 말했답니다.

한 동안 SNS 열풍이 불면서, SNS의 순기능만 부각되는 분위기였는데요. 삼성 사장단이 이렇게 SNS의 이면에는 부작용도 있다는 사실을 함께 공유했다는 점은 눈 여겨 볼 만 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