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면 수천 건의 좋아요수는 물론이고 수백 개의 댓글이 쏟아집니다. KBS <역사저널 그날> 패널로도 출연하고 있는데요. 고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작사가이기도 하지요.
'페이스북 왕자'란 별칭을 얻는 류근 시인에게 요즘 읽고 있는 책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사람들을 위안하는 시인의 독서가 이 시대에 힘이 되지 않을까 해서요. "형, 요즘 무슨 책을 읽어요?"(저는 류근 시인을 '형님'으로 알고 지낸지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반나절 걸려 '페이스북 메시지'로 답을 하더군요.
우선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문학동네)을 꼽았습니다. 총 10권이 '세트'입니다. 염상섭에서 김애란까지 한국 문학 100년을 고스란히 볼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한국 작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고은규 작가의 <알바패밀리>(작가정신). "발랄한 여성작가가 보여주는 가정 경제 살리기의 예사롭지 않은 속살"을 느낄 수 있답니다. 여성작가의 섬세한 스토리가 궁금해집니다.
류근 시인은 '그립고 외롭다'는 느낌을 특유의 '시바' 감탄사로 전하는데요. 너나없이 외로운 시대에 인간과 세상의 문제는 절박하고 예민한 이슈잖아요. 그걸 '시바'로 녹여내는 게 참 통쾌하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세번째로 꼽은 책 <조선의 지식인들과 함께 문명의 연행길을 가다>(푸른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먼 길 떠나지 않고 어찌 넓은 세상을 알 수 있을 것인가!" 고행 없이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진실은 없다는 강렬한 메시지가 살아 숨쉬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여름 별장, 그 후>(민음사)는 독일작가 유디트 헤르만의 '인간 사유'를 엿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란 본디 무엇인가를 깊이 사랑하는 직업이라더군요. 이 소설 역시 젊은이들의 '관계'를 더듬는 섬세한 묘사가 기대됩니다.
류근 시인이 마지막으로 꼽은 <김대식의 빅퀘스천>(동아시아)은 천재 뇌과학자의 우리 시대에 대한 질문을 품고 있는데요. 좋은 질문은 사람들에게 생각과 토론의 기회를 줌으로써 새로운 '길'을 찾는 시작이기도 하지요. 질문을 하고 살아야겠습니다.^^
여러분은 류근 시인이 보는 요즘 책에서 무엇을 느끼셨나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