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3선의 최재성 의원이 축구에 꽂힌 이유는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손성태 정치부 기자,국회반장) 올해 만 50세가 된 최재성 의원은 내노라하는 축구 마니아다. 선수못지 않게 축구를 많이 하는 그에겐 ‘축구에 미쳤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법하다. 친분이 있는 이회택 전 국가대표 축구감독이 “최의원, 대체 언제까지 그렇게 미친듯이 축구를 할거냐"라고 물으면 “국가대표팀에서 뽑아줄때까지..."라며 농(弄)을 주고받는 것만 봐도 그의 유별난 축구사랑을 엿볼 수 있다.

최 의원은 일주일에 평균 7번 이상 공을 찬다. 평일에는 국회 사무처 직원들로 구성된 동호회에서 1시간 이상 축구를 한 후에야 의정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출장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곤 빠지는 법이 없단다.그가 맡고 있는 포지션은 센터포드이다. ‘의원님’이라고 대접해줘서가 아니라 축구실력으로 센터포드를 꿰찼다는게 그의 강변이다. 기자가 믿지 않자 “국회 동호회팀은 전국 공무원 축구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전력이 있는 강팀"이라며 “연장자나 의원 뱃지를 우대해줘서는 결코 강팀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최 의원이 축구와 처음 연을 맺은 것은 초등학교 때다. 우연히 동네 조기축구회에 들어갔다가 내친김에 축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까지 갔다. 부친 반대로 축구부 가입은 좌절됐지만, 이를 계기로 축구는 취미생활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고 최 의원은 설명했다.

그는 ‘지역구 장악력’이 뛰어난 몇몇 의원명단에 항상 이름을 올린다. 현 지역구인 경기도 남양주에 아무 연고도 없고, 정치적 ‘빽’도 없는 그가 공천을 받고 내리 3선을 한 것은 눈물겨운 지역구 관리 노하우와 남다른 ‘분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동국대학교 운동권 출신인 최 의원은 야권 내에서도 대표적 비주류 인사로 분류된다. 2004년 민주당의 지역구 경선에서 1등을 했지만, 당시 당(열린우리당)지도부가 경선무효를 선언하고 다시 면접심사로 공천을 결정하겠다고 한 것은 항상 그랬었던 계파정치의 민낯이다. ‘듣보잡' 정치신인이었던 그가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담판을 해 다시 공천권을 되찾아왔다. 최 의원의 강단있는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 의원은 의정생활 중에도 자신의 소신과 다르면 ‘돈키호테'식으로 좌충우돌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한편으로는 소신있는 정치인으로 비춰지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과격’하다는 인상도 심어줬다.

최 의원은 선거기간 지역유권자들과 독특한 스킨십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른 의원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하는 것은 이른바 ‘최재성표 길치기’이다. 밤이면 상가와 먹거리 골목을 무작정 찾아 들어가 주민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지지를 호소하는 방식이다. 하룻밤에 소주 백잔 이상씩 한달을 지속해 핸드폰 번호 3000개를 받은 것은 그의 캠프에서도 깨질수 없는 ‘전설’로 통한다. 평소 축구로 다져진 체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주말에는 지역 조기 축구회원들과 축구를 하는 ‘필드형 유세’를 펼친다. 최 의원의 일요일 일정은 오전 8시 축구, 9시 축구 , 10시 축구, 11시 축구 등으로 촘촘하게 잡혀 있다. 남양주 축구장에서 복면(사진참고)을 하고 축구하는 이가 있다면 십중팔구 최 의원일 가능성이 크다. 얼굴을 숨기려는게 아니라 시커멓게 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3선 이상 국회의원은 통상 정치인생에 분기점을 맞는다. 당 중진으로서 선수(選數)를 쌓는 것 이상의 정치적 명분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 의원은 5월 임기가 끝나는 당 원내대표에 도전장을 내기로 했다. 원내대표에 당선되느냐 혹은 경선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최재성의 정치는 전혀 다른 색깔을 낼 것이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7(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