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복지 시설 중 하나가 호텔식 시설을 갖춘 사우나입니다. 이곳은 인기가 좋아 매일 아침 현대카드 직원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그러다보니 현대카드만의 특이한 아침 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알몸으로 아침 인사를 주고받는 게 일상화 된 것이죠. 정태영 사장도 가끔 이곳을 찾는다고 합니다.
“김 과장 몸 많이 좋아졌네?”
“아, 이사님. 체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요즘 열심히 몸 관리하고 있습니다.”
“어제 회식은 어땠어?”
“신입들이 에너지가 넘쳐서 분위기가 좋았어요”
온탕에 마주앉은 현대카드 직원들은 삼삼오오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때론 프로젝트 관련 즉석 소규모 회의가 벌어지기도 하죠. 한 현대카드 직원은 “처음엔 회사 사람들과 함께 사우나를 이용하는 게 다소 어색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 익숙해져 사우나 없는 아침은 상상도 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또 “자연스럽게 타 부서 사람들과 친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며 “애사심이 더 커진 것 같다”고 사내 사우나 예찬론을 펼칩니다.
이곳은 10개의 샤워부스와 2개의 온탕, 그리고 1개의 냉탕이 있습니다. 모발뿐 아니라 두피까지 관리할 수 있는 L사의 B샴푸도 구비돼 있습니다. 스킨·로션과 헤어왁스는 물론입니다. 부스스하게 출근한 직원들이 멋쟁이가 돼 사우나를 나서는 이유입니다.
현대카드가 이렇게 사내 복지 시설에 투자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회사가 잘 된다는 기업철학 때문입니다. 직원들이 잘 먹고, 잘 씻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직원들이 몸 관리를 하고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 이 모두가 회사의 효율을 높이는 투자라고 보는 겁니다. 현대카드가 20~30대 연령층에서 압도적인 브랜드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현대카드의 투자가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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