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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증시급등은 개혁과 레버리지 장세의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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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의 중국 이야기) 중국 증시가 다시 날개를 단 듯한 모습입니다. 중국은 정책 의존성이 강한 정책시라고 하죠. 정부가 증시를 어떻게 보고있는 지에 따라 시장이 크게 출렁이곤 합니다.중국 증시의 역사가 그랬습니다.때마침 지난 20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의 덩거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증시에 대한 논평을 내놓았습니다.지난 10일엔 샤오강 증권감독관리위원 주석(장관)이 인민일보와 인터뷰를 했습니다.이들 내용을 기초로 최근 중국 증시 현황과 전망을 짚어봅니다.

*중국 증시 얼마나 올랐나
작년 하반기의 상승세가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다.올들어 3월19일까지 상하이종합지수는 10.75%,선전지수는 29.16% 상승했다. 전체 상장사의 90% 이상의 주가가 올들어 올랐다.작년말 기준 중국 증시 상장사(A주 기준) 2564개에 달했다. 참고로 작년 한햇동안 상하이종합지수는 52.9% 올라 아르헨티나(59.1%)에 이어 세계 2위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주로 어떤 주식이 올랐나
신흥산업의 중소기업 주가 상승폭이 컸다.선전증권거래소의 중소기업판은 올들어 3월19일까지 35.02% 상승했다.창업판은 48.39% 올랐다.반면 상하이와 선전증시의 우량주식 300개로 이뤄진 지수는 8.66%,상하이180지수는 5.99%,상하이 50지수는 1.89% 상승에 머물렀다.업종별로 봐도 정보서비스나 문화 엔터테인먼트 같은 신흥산업이 주가상승 선두에 있다.금융이나 광산 부동산 같은 전통업종은 상승폭이 작다.

*증시에 주로 누가 투자하나
개미투자자들이 최근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올들어 3월19일까지 하루 평균 6446억위안(상하이와 선전 증시 합계)이 거래됐다.이 가운데 개인투자자가 90%를 차지했다.최근엔 하루에 1조위안 이상 거래되는 날도 다시 등장했다.증권계좌도 크게 늘고 있다.이 기간 하루 평균 10만9000여개가 개설됐다.특히 3월9일이후엔 하루 평균 17만7000여개로 신규개설 계좌수가 급증했다.작년 12월(하루 평균 12만9000개)의 수준을 웃돈다.

개인투자자는 이 기간 4701억위안의 A주를 순매수했다.기관투자자 순매수 규모(782억위안)를 크게 웃돈다.기업 같은 법인은 되레 5483억위안을 순매도했다.후구통(홍콩증시 계좌를 통해 상하이증시에 투자)을 통해 들어간 외국인투자자들은 439억위안을 순매수했다.후구통은 하루 한도(130억위안)의 2%만 소진될만큼 거래자체는 미미하다.주로 단타매매보다는 중장기목적의 투자를 많이 하고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최근 주가 급등세를 이끌고 있는 중소 벤처기업이 많이 상장된 선전증시에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는 선강퉁이 시작되면 거래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관측됩니다.)

*신용융자를 통한 투자을 억제해왔는데 어떤가
올들어 3월16일까지 신용융자를 통해 매입한 규모는 하루 평균 기준으로 거래액의 16%를 차지한다.작년 12월 수준이다.신용융자 잔액은 1조2900억위안으로 작년말에 비해 2600억위안 늘었다. 신용융자 잔액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불과하다.비교적 낮은 수준이다.통제가능하다. 주목을 끄는 건 은행계좌에서 증시로 직접 유입된 자금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올들어 3월13일까지 이렇게 흘러든 자금이 1조1800억위안에 달했다.하루 평균 263억위안이 유입된 것이다.

*증시가 왜 올랐나
자본시장이 경제성장의 밑바탕을 이루고,금융리스크가 통제가능하다는 공통된 인식이 뒷받침된 덕분이다.전면적인 개혁의 심화와 시장의 유동성이 충분하고 자금금리 하락,그리고 중소 상장사들의 수익상황이 개선되는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후강퉁 ETF옵션 사모펀드등록제 IPO등록제 등 개혁장세와 레버리지 장세가 함께 작용한 필연적이고 합리적인 결과다. 앞으로도 증시가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지속하는 것은 경제발전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고,직접융자 규모를 키우고,경제성장방식의 전환을 통한 업그레이드를 가속화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중소 벤처기업의 주가가 너무 고평가 된 것 아닌가.
현재 중국 경기의 하강압력이 여전히 비교적 크지만 일부 상장사는 비교적 고평가돼있다. 상하이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A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다.그러나 중소기업판은 64배이고,창업판은 96배에 달한다. 상하이50지수(12배)나,상하이선전300지수(16배)에 비해 고평가돼있다. 미국의 다우존스(16배),영국의 FTSE100지수(20배(,독일의 닥스30(18배),프랑스의 CAC40(20배),도쿄225지수(21배) 등 해외 증시에 비해서도 그렇다.

업종별 PER을 놓고 봐도 금융은 11배,광산업은 17배,부동산은 22배인 반면 상하이와 선전증시에서 PER이 100개가 넘는 종목이 700개에 이른다.상하이와 선전증시에 상장된 종목은 작년말 기준 2564개다. 레버리지 자금(신용융자를 통한 투자)이 비교적 활발히 운용되고 있다.투자자들은 시장의 리스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한다.잘못된 주식을 살지언정 주식 매입시기는 놓칠수 없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부동산을 팔아 주식을 사라거나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라는 설에 오도돼서 맹목적 투자에 나서는 것도 안된다.

*MSCE지수와 FTSE지수 편입 추진 상황은 어떤가
최근 이들 지수 관련 회사 및 국제투자자들과의 교류에서 좋은 효과를 보았다.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제도를 개선하고 후강퉁을 고도화하고 선강퉁(선전과 홍콩증시 교차매매)을 출범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중국 증시 상승세에 대한 증권당국의 전체적인 인식은 긍정적입니다.이 대목이 중요합니다.중국은 관영언론이나 증권당국 관계자의 말을 빌어 과열이냐 지속상승이냐에 대한 판단신호를 보내고 그게 시장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치곤 했기 때문입니다.

1996년 12월 인민일보는 '현재 주식시장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싣습니다.최근 증시 급등이 비정상이고 비이성적이라고 주장했지요.이후 1997년 5월 중국 증시거품은 붕괴됐습니다.반면 1999년 6월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고위관료는 “최근 증시 급등은 회복성있다”고 언급하고 곧이어 인민일보가 논평을 통해 이 발언을 재차 강조했지요.증시상승세는 2001년까지 지속됐지요.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중국 당국의 경고처럼 맹목적인 투자는 자제해야할 것 같습니다.빠르면 9월에라도 선강퉁이 선보일 것(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최근 중국 증시 급등세를 이끌고 있는 중소 상장기업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확대되는 겁니다. 중국 산업정책의 향방과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신흥기업들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연구가 필요해보입니다.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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