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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대부의 자본주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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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심기 특파원) “극심한 부의 불평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딱 세가지다. 혁명, 세금 그리고 전쟁”

누구 얘기냐구요? 폴 튜더 존스.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인물입니다. 개인 재산만 46억달러에 달하는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인 존스가 19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 콘퍼런스에서 미국내 부의 불평등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지금의 극단적 불평등이 곧 끝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역사가 보여주는 전형적인 방식은 혁명, 고율의 세금, 그리고 전쟁 세가지다.” 마치 ’닥터 둠‘을 연상시키는 과격한 발언입니다.

그는 강연 초반에는 자본주의 예찬론을 펼쳤습니다. “수백만명에세 성공의 기회를 제공하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스템”라며 부드러온 톤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수십년동안 불행히도 시장에서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자본주의가 재앙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의 가치를 순익과 주가를 통해서만 입증하려는 것처럼, 인간을 그들의 수입과 신용점수에 근거해 평가하면서 기업 활동에서 인간성을 제거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우리 사회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기업의 순익이 사상 최고치를 향해 치닫는 지금 소득 불평등은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며 "수익률 증가가 사회적 부의 확대로 이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시키고있다"고 목소리를 높혔습니다. 일례로 상위 10%의 미국내 가문이 전체 주식의 90%를 독점하고 있으며, 기업 이익의 대부분을 가져가면서 나머지 사회는 더욱 가난해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미국내 부의 부평등은 이미 (그래프로 표시할 수 있는) '차트의 범위'를 넘어섰다“며 ”이로 인해 낮은 기대수명과 청소년 임신, 문맹률 하락과 같은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제시한 대안은 뭘까요? 그는 최근 비영리 펀드인 '저스트 캐피탈(Just Capitla)'을 설립했다고 합니다. 사회적 정의의 기준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는 기업을 돕는 펀드입니다. 직역하면 '정의로운 펀드'쯤 되겠군요.

그는 ”자본주의는 정의에 기반해야 한다“며 ”물질적인 발전에 반대하지 않지만, 부와 이익의 증대는 사회적 책임의 증대와 함께 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대중을 위한 생활임금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건강한 제품을 만들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일들을 찾아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매년 2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정의로운‘ 활동을 하는 기업을 찾아내 공개하고, 이들 기업을 지원해 번창하게 하는 것이 자신의 희망이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강의에 대해 사람들은 ”후련하다. 공감한다“는 찬성론과 ”현실성이 떨어지는 순진한 얘기“라는 반응이 엇갈립니다. 진보적인 사회적 아젠다를 부각시키려는 TED 콘퍼런스의 입맛에 맛는 얘기라는 냉소적인 반응도 있습니다. 과연 존스의 주장에는 얼마나 진정성이 담겨져 있을까요? 앞으로 지켜볼 일입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5.03.14(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