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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양로기금에도 주식투자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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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의 중국 이야기) 후강퉁(홍콩과 상하이증시 교차매매) 을 통해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 희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중국 증시에 장기자금 성격의 새 실탄이 투입될 전망입니다. 지방정부 별로 운용중인 양로보험기금의 주식투자 금지가 빠르면 올해 풀릴 것이라는 소식입니다.

인웨이민 중국 인력자원-사회보장부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양로보험기금 투자운용 기본방안을 올 하반기 국무원(중앙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자산의)일정비율 한도 내에서 주식투자를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력자원-사회보장부가 주무부처인 양로보험기금의 주식투자는 중국의 증권업계는 물론 학자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사안입니다. 2011년 당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이었던 궈수칭이 양로기금의 주식투자 허용을 공개 촉구하는 등 정부 내에서도 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습니다.

지지자들은 “2차대전이후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장기번영 뒤에는 상장사 주식과 사회보장기금 간 상호 지지 관계가 있었다”(궈수칭)는 논리를 내세웠습니다.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인 우샤오치우 교수는 양로보험기금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더 좋은) 공상은행 주식 투자를 하지 않고 공상은행에 예금을 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여론에 밀려 지난 2012년 광둥성 정부가 지방정부로는 처음으로 양로보험기금을 사회보장기금이사회에 위탁하는 형식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1000억위안이 주식에 투자됐고 지난해 7월까지 94억위안의 수익을 냈습니다.2013년 수익률이 6.2%로 당시 물가상승률(2.6%)을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범적으로 적용된 사례일 뿐이고 제도적으로는 여전히 지방양로보험기금은 은행예금이나 국채투자만 허용돼왔습니다.

이번 인력자원-사회보장부 부장의 언급은 이 같은 금지령이 제도적으로 풀릴 것임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앞서 주식투자가 허용된 사회보장기금의 비교적 성공적인 주식투자가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국민연금은 사회보장기금과 지방 양로보험기금이라는 양대 축으로 구성돼있습니다. 중앙재정의 예산과 국유주식을 매각해서 번 돈으로 조성한 사회보장기금은 2003년 남방기금 등 6개 자산운용사와 위탁계약을 맺는 식으로 처음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습니다.전체 운용자산의 40%까지 주식투자할 수 있지만 실제론 20% 정도 투자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사회보장기금은 주식투자 덕분에 지방양로보험기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투자성적을 내왔습니다.지난해 수익률이 11.43%로 물가상승률(2%)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반면 지방양로보험기금의 수익률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2%안팎에 머물고 있습니다. 인 부장이 “물가상승률이 지방양로보험기금의 수익률을 웃돌아 사실상 손실을 보고 있는 상태”라고 지적할 정도입니다.

지방양로보험기금의 주식투자 허용 방침이 나오자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대변인을 통해 환영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중국언론들은 지방양로기금이 자산의 30%까지 주식투자를 허용한다면 9000억위안이 증시에 새로 유입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이 때문에 장기투자 성격이 비슷한 사회보장기금이 선호해온 주식유형을 분석하는 등 중국에서는 양로보험기금 주식투자 테마주를 찾기에 바쁜 모습입니다.

지방양로기금 주식투자 허용은 단순한 유동성 공급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장기투자자를 육성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구상과 맥을 같이합니다. 중국은 단기투자 위주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 변동성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중장기적으론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입니다.(끝)

오늘의 신문 - 2024.09.21(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