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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없는 착한 캠퍼스 배달 앱 ‘샤달’과 ‘캠퍼스: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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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나 한경 잡앤조이 기자) 배달 앱의 편리함은 두말하면 잔소리.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만 있으면 원하는 메뉴는 무엇이든 바로 배달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배달 앱의 수수료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숙제. 하지만 수수료가 전혀 없는 캠퍼스 내 배달 앱을 만든 대학생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얼마 전 서울대생들이 만든 캠퍼스 배달 앱 ‘샤달’이 이슈가 되었다. 서울대 캠퍼스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배달 앱인데, 무엇보다 수수료가 0원인 착한 앱이라는 것이 관심을 받은 이유였다.

샤달을 만든 최석원(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컴퓨터공학 4) 씨는 “2013년 말 만든 앱인데 최근 갑자기 많은 관심을 받게 돼 얼떨떨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수수료 0원의 착한 앱, 서울대 3인이 개발
샤달은 2013년 말 최석원 씨와 이장원, 남영욱 씨가 모여 만든 캠퍼스 배달 앱이다.

당시 서울대에서는 학교에 음식점 전단지를 배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다. 전단지가 미관상 좋지 않고, 배달 오토바이가 캠퍼스 내에 돌아다니면 사고 발생률도 높아지기 때문이었다.

“학교 커뮤니티 한 구석에 배달 전화번호가 있기는 했는데, 홈페이지를 개편 중이어서 배달음식 전화번호를 구할 수 없던 때가 있었어요.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친구 장원이가 배달 앱을 만들어보자고 먼저 제의했고, 저도 앱을 개발해본 적이 있어 흔쾌히 동의했죠. 저는 IOS만 개발해봤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개발해본 남영욱 선배가 함께하게 됐고요.”

앱 자체에 특별한 기능이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학생들이 실제로 주문하는 음식점, 서울대학교까지 배달하는 음식점을 정리해 치킨,피자,중국집,한식/분식 등으로 카테고리를 나누고 각각의 메뉴 정보와 전화번호를 누르면 바로 연결되는 기능을 제공한 것.

“처음에는 과연 사람들이 많이 이용할지 확신이 없었죠. 앱을 만든 후 다들 군대에 가고 저도 해외연수를 가게 돼 6개월 정도 거의 방치 상태였거든요. 그런데 점점 사용자가 늘어 지난해 6월에는 3000명을 넘었어요. 그래서 연수에서 돌아와 팀을 새로 만들어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했죠.”

샤달 이용자는 하루 100~120명으로 예상된다. 이는 앱 상에서 전화 연결 클릭 수로 예측한 수치. 보통 방학에는 이 수치가 절반으로 줄었는데, 최근에는 방학 때도 100건 이상의 클릭 수가 나올 정도로 샤달의 인기가 높아졌다.

샤달에는 광고도 전혀 없으며 물론 수익도 없다. 서버 유지비용이 월 1만 원 내외 들지만 큰 비용이 아니어서 수익은 깊이 생각하지 않는 상태.

여타의 배달 앱처럼 수수료를 받는 것도 고민해봤지만 팀원들 모두 그러한 수익은 조금 찝찝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정말 수익이 필요하다면 새로운 수익구조를 찾아보겠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캠퍼스 통합 버전 ‘캠퍼스:달’ 런칭
지난 2월 23일에는 캠퍼스 통합 버전인 ‘캠퍼스:달’을 런칭했다. 서울대뿐만 아니라 다른 캠퍼스 학생들도 이 앱을 사용하면 편리하게 배달음식을 주문할 수 있게 된 것.

최초 1회 캠퍼스를 선택하면 기존의 샤달처럼 간단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중앙대, 연세대, 서강대, 동국대, 서울여대, 경희대 등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캠퍼스마다 담당학생을 선발해 이들이 각각의 캠퍼스 앱을 관리할 예정이다.

연세대 관리를 맡은 박태건(연세대 테크노아트, 기술경영 2) 씨는 직접 전단지를 모으러 다니는 과정이 힘들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서울대에서 어플을 만들어 놓은 상태여서 저희는 정보수집과 마케팅 부분만 맡으면 되죠. 그런데 정보수집이라는 게 전단지 주우러 다니는 것이거든요.(웃음) 방학이어서 전단지 구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메뉴를 일일이 손으로 타이핑해야 하는 것도 만만찮은 작업이었죠. 지금 송도캠퍼스에 있는데, 송도는 의무적으로 기숙사생활을 해야 해서 배달음식을 자주 먹어요. 선배들이 족보처럼 배달음식 전화번호 정리한 것을 후배들에게 넘겨줄 정도예요. 이 앱이 정말 유용하게 사용될 것 같아요.”(웃음)

최석원 씨도 전단지 모으는 과정의 어려움에 공감했다. 때문에 학생들의 제보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샤달을 만들기 위해 전단지도 모으고, 제보도 많이 받거든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재미있는 사실도 알게 됐어요. 단과대마다 인기 TOP 3 배달음식점이 있는데, 모두 달라요. 공대에서 인기 있는 음식점을 경영대에서는 전혀 모르기도 하고요.”(웃음)

샤달 팀은 더욱 많은 캠퍼스에서 ‘캠퍼스:달’이 사용되기를 바란다.
“지금처럼 통합 형태로 유지할 예정이에요.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졸업한다고 앱이 사라져버리는 것은 피하고 싶어요.” (끝)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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