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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의원이 '벼랑끝 승부수'를 던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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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연 정치부 기자) 지난 해 10월 8일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대회의실.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간의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습니다.

권성동 의원: “은 의원은 전날 저를 ‘노동환경에 문외한’이라는 인격모독을 했다. 사과하라.”

은수미 의원: “저는 정말 문외한이라고 생각했다. ‘전문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건 폄하한 게 아니라 그렇게 생각한 걸 너무 솔직하게 말한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

권성동 의원: “‘문외한’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사과하는 게 어디 있느냐. (은 의원의) 인격이 적나라하게 표출됐다고 생각한다.”

은 의원이 여당 내에서도 강성으로 꼽히는 권 의원을 ‘말빨’로 제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본인이 자타공인 ‘노동전문가’이기 때문입니다.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인 은 의원은 노동계 몫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에 입성했습니다.

그런 은 의원이 벼랑 끝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10일 4·29 보궐선거에서 경기 성남 중원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건데요. 비례대표 의원인 은 의원은 아직 임기가 13개월가량 남은 상황으로, 출마할 경우 최종 후보 등록일인 4월 9일까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합니다. 의원직을 사퇴하면서까지 출마가 간절했다는 의미겠지요.

은 의원은 이미 지난해부터 성남 중원 지역을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지난 해 11월 성남 중원 새정치연합 지역위원장 경선에서 정환석 전 지역위원장에게 245표(41.3%)대 348표(58.7%)로 패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선거가 끝난 뒤 동료 의원들에게 “지역기반이 하나도 없는데도 전 지역위원장과의 표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며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나자마자 일찌감치 성남 중원 출마 결정을 한 이유입니다.

실제 은 의원은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은 의원은 “(지역에서) 공천만 되면 중원시민들은 하나로 뭉친다고 한다”며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 반드시 이기겠다”며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저는 모든 준비가 돼 있고 승리에 대한 책임감도, 간절함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비례대표직 사퇴에 대해서는 “14일 당내 경선에서 후보자가 되어 비례대표직을 사퇴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직능대표성을 가지고 공천을 받은 비례대표 의원이 지역구로 가기 위해 비례대표직을 버리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미 같은 지역에서 17대(보궐)·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상진 전 새누리당 의원을 공천한 새누리당도 성남 중원에 화력을 집중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은 의원의 승부수가 통할 수 있을지, 14일 당내 경선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yeon@hankyung.com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