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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인더스트리 4.0'으로 뉴노멀 찾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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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의 중국 이야기) 중국이 경기하강 압력의 돌파구를 정보기술(IT)에서 찾고 있습니다. 단순한 IT산업 육성에 머물지 않습니다.전통제조업에 IT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 혁신을 이룬 독일의 인더스트리 4.0과 비슷한 ‘중국제조 2025’ 전략이 마련됩니다. 이를 위해 ‘인터넷+’ 실행계획도 올해 수립됩니다. IT는 중국 당국이 내수부양을 위한 새로운 소비진작 수단으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3차 전체회의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발표한 정부업무보고엔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한 이 같은 전략이 녹아 들어있습니다.

중국이 개혁 개방 30년 저임 노동력을 기반으로 제조대국인 ‘세계공장’으로 우뚝 섰다면 이젠 IT를 기반으로 ‘제조강국’으로 변신하겠다는 메시지입니다. ‘중국제조 2025’는 공업정보화부와 중국공정원이 작성중으로 곧 국무원(중앙정부)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리 총리는 공업화와 정보화를 융합해 첨단장비 정보통신망 반도체 신에너지 신소재 바이오의약 항공기 엔진 등을 신흥산업을 키우겠다고 밝혔습니다.이 가운데 일부를 중국의 주력사업으로 키운다는 구상입니다.

리이중 정협(국정 자문기자)재경위원회 부주임은 “2050년까지 세계 공업 강국의 선두에 서기 위한 100년의 과업이 공업에 주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생각하는,이른바 스마트 팩토리의 실현이 중요한 목표중 하나입니다. 한국도 지난해 6월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만들어 2020년까지 1만개의 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었지요. 독일 미국 한국 중국 등이 제4차 산업혁명의 승자를 가리기 위한 전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액션플랜은 모바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IoT 등과 현대 제조업을 결합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입니다.전자상거래와 인터넷금융의 건강한 발전도 추진키로 했습니다. 인터넷 기업의 국제시장 개척도 적극 이끌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거 창업붐을 이뤄낸다는 구상입니다.리 총리는 이미 400억위안 규모의 신흥산업 창업투자펀드를 만들었다며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해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신흥산업을 주력산업으로 키우겠다는 대목이 정부업무보고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인터넷+는 전인대 대표이기도 한 마화텅 텐센트 회장이 건의한 것입니다. 마 회장은 인터넷을 금융 교육 교통 의료 등 각 산업과 융합시키는 국가전략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중국은 내수부양을 하는데도 인터넷의 힘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입니다. 소비는 관료사회의 예산낭비성 접대 소비를 억제하는 대신 중산층이 주도하는 대중소비를 육성하는 쪽으로 추진됩니다. 농민과 농민공의 사회보장망을 확충해 중산층 소비를 확대한다는 전략입니다. 리 총리는 소비성장 동력으로 정보기술(IT)에 기반한 소비를 비롯 여가소비 녹색소비 문화소비 등을 꼽았습니다. 특히 광섬유망과 광대역통신망 건설을 확대하고 물류를 발전시켜 O2O(online to offline)소비를 크게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의 경우 지난해 952억위안의 소비를 진작시켰으며 올해엔 소비 부양 규모가 1428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IT를 통한 경제체질 전환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창해온 신창타이 (新常態,뉴노멀)를 이끌기 위한 것입니다. 리 총리가 이날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는 7.0% 내외로 2004년(7.0%)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성장률 목표치가 11년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지만 성장방식은 다르다고 경제학자들은 지적합니다. 소비는 지난해 중국에서 경제성장 기여도가 전년대비 3%포인트 상승한 51.2%에 달할만큼 주요 성장동력으로 부상했습니다.

11년 전과 같은 7% 목표치라도 이를 달성하는 방식은 투자와 수출 주도에서 소비 주도로 바뀌고 있습니다.신창타이인 셈입니다. 중국 정부가 올해 수출입 증가율 목표치를 지난해 목표치(7.5%)보다 1.5%포인트 낮은 6%로 잡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지난해 수출입 증가율이 2.3%로 급격히 둔화된 데다 유럽과 일본 등 대외 경제의 전망이 불투명한데 따른 하향조정입니다. 대외변수에 취약한 무역보다는 내수를 키우는 것으로 경기하강 압력을 이겨내겠다는 전략인 셈입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온라인쇼핑 같은 IT기반의 소비 활성화가 경제체질 전환과 중고속 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묘책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전문기자 kjoh@hankyung.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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