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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헬리캠' 구매하는 분양대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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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진 건설부동산부 기자) 위 사진은 지난해 9월, 분양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던 위례신도시 ‘위례 자이’ 모델하우스 오픈 당시 모습입니다. 모델하우스 앞에 자동차며, 사람들이며 줄을 길게 서 있지요? 촬영은 ‘헬리캠’(카메라를 단 소형 무인 헬리콥터)으로 이뤄졌어요. 공중에서 찍었기 때문에 넓은 공간이 드러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지요.

요즘 아파트 분양을 담당하는 분양·광고대행사에서 속속 헬리캠을 사들이고 있다고 하네요. 가격대는 사양에 따라 250만~300만원 정도인데요. 이정도면 고사양의 카메라와 여분 배터리까지 구입할 수 있답니다.

분양·광고업체에서 헬리캠을 사는 이유는 명확한데요. 첫번째는 홍보효과 입니다. A 분양대행사 팀장은 “상공에서 찍으면 사람들이 얼마나 모였는지, 그 사람들이 차를 얼마나 끌고 와서 모델하우스가 얼마나 번잡한지 잘 보인다”며 “그런 사진이 찍혀야 집객효과가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영상 촬영도 더 쉽습니다. 사람들 틈에서 찍는 영상보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전경 영상이 홍보에 도움이 된답니다.

두번째는 해당 사업장에 대한 이해도인데요. 분양과 홍보를 하려면 사업장을 잘 알아야 하는데, 헬리캠으로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면 주변 지형이 한눈에 들어와서 장·단점이 빨리 파악된다네요. 내부 직원 교육용으로도 헬리캠을 유용하게 쓴다는 설명입니다.

단점은 아무래도 비싸다보니 쉽게 쓰기 힘들다는 거지요. B 홍보대행사 대리는 “분명히 사장님이 ‘효과가 좋다’며 사라고 하셨는데, 정작 고장낼까봐 무서워서 쓰는 직원이 없다”며 “누가 먼저 개시할 것인가가 직원들 사이에서 농담거리”라고 웃었습니다. 또 다른 분양대행사 남자 과장은 “우리 회사에는 여자가 많은데, 다들 헬리캠 조종을 나에게 맡긴다”며 “‘남자니까 헬리캠 운전을 잘하지 않겠느냐’라는 얘기인데 촬영하다가 떨어뜨릴까봐 걱정”이라고 너스레를 떨더군요.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