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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행복점수는 몇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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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이 경제부 기자) 한국인은 가족 구성원이 4명일 때 가장 행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30대의 행복도가 가장 높았고, 남성과 여성 중에선 여성이 더 행복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3655명을 설문, 분석해 3일 발표한 '한국인의 가구유형별 개인특성별 행복수준' 연구결과다.

1. 1인가구에서 4인가구로 가족 규모가 커질수록 구성원의 행복도가 높았다.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 행복점수가 1인가구의 경우 5.67점, 2인(6.13점) 3인(6.27점) 4인(6.45점)으로 눈에 띄게 뛰었다.

배우자 유무별로 행복도를 따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유배우자의 행복도(6.38점)가 무배우자(5.90점)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집안 내 아동이 있느냐를 기준으로 따져봐도 아이가 있는 가구(6.50점)가 없는 가구(6.04점)보다 행복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김미곤 보사연 선임연구위원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후 3~4인 가구를 구성했을 때 행복도가 오르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5인가구(6.37점)부터 행복도는 다시 낮아졌다. 6인 이상 가구(5.24점)에선 뚝 떨어졌다. 1인 가구보다도 낮은 점수다. 김 연구위원은 "가구규모가 4인에서 5인으로 증가하면 자녀 두명에 노인이 추가되는 유형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집안 내 노인이 있느냐를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도 노인이 있는 가구(5.65점)가 없는 가구(6.35점)보다 행복도가 낮았다.

2. 연령대별로 분석해봤을 때 가장 행복한 연령은 30대(6.58점)였다. 취업 스트레스를 받는 20대(6.53점)에 비해선 사회적으로 안정돼있고, 가족을 부양해야한다는 부담에 시달리는 40대(6.36점), 50대(6.16점)보다는 부담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60대(5.78점)와 70대 이상(5.59점)의 경우엔 행복도가 전연령대에서 눈에 띄게 낮았다. 한국의 고질적인 노인 빈곤문제와 직결돼있다.

성별로는 남성(6.06점)보다 여성(6.34점)이 더 행복했다. 한국에서 남성이 가구주인 경우가 많아 부양 부담이 낮은 행복도로 이어진 것이다. 가구주 여부에 따른 행복 수준을 봤을 때 가구주(6.00)보다 비가구주(6.40)의 행복도가 높았다. 김 연구위원은 "남성 가구주의 삶의 애환을 읽을 수 있는 결과"라고 했다.

3. 직종별로 봤을 때는 근로여건과 소득수준이 높은 전문직의 행복도(7.18점)가 예상대로 가장 높았다. 사무, 서비스직(6.30점), 기술직(6.04점), 노무직(5.07점) 순이었다. 실업자의 행복도(4.87점)는 10점 만점에 5점도 안됐다. 정규직이냐(6.71점) 비정규직이냐(5.75점)에 따라서도 점수차이가 꽤 났다.

하지만 이 행복도 격차는 그 자체로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그 직종 변수가 가구의 경제적 수준을 높이는데 기여해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서 경제적 수준 변수를 제거하면 행복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

당연한 얘길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은 보통 소득과 재산이 많아질수록 행복했다. 10분위로 분석해도,저소득층-중산층-고소득층으로 나누어 3분위로 분석해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다만 개인의 월소득은 그 자체로는 행복도를 높이는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가구 전체의 경제적 수준이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소득 수준보다는 원래 집이 부자인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4.27(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