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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뒤 이을 미래의 스타트업 허브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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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베이징 특파원)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는 누구나 최적의 장소로 미국의 실리콘 밸리를 꼽을 겁니다. 스타트업(창업 초기 단계 기업)에 필요한 인력 돈 시장이 넘쳐나는 곳이 바로 실리콘밸리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한 잡지 Inc는 그러나 미래에는 실리콘밸리가 아닌 아래의 5개 도시가 스타트업의 허브로 부상할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곳이 어디일까요?

첫번째 도시는 아랍에미리트의 최대 도시 두바이를 꼽았습니다. 두바이는 2000년대 중후반 시작된 개발붐으로 인건비나 땅값 생활비 등이 비싼편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한때 디폴트 위기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물가가 여전히 비싼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두바이는 아주 매력적인 도시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정보기술(IT) 산업의 성장 잠재력이 큰 중동 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경제자유구역내에선 외국인의 기업 지분 소유에 대한 제한이 없으며, 50년간 법인세와 소득세 면제 혜택도 주어집니다. 미디어 인터넷 등 각종 산업클러스터들이 발달돼 있다는 점도 두바이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잘 교육된 숙련된 노동인력이 중동의 어느 나라보다 풍부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라고 합니다.

두바이 다음으로는 칠레의 산티아고가 꼽혔습니다. 산티아고시는 스타트업 육성에 매우 적극적인 도시라고 합니다. 2010년부터 ‘스타트업 칠레’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산티아고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외국인들에게 1년 비자, 무료 사무공간, 최대 4만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에 총 1만6000명이 지원을 했는데, 이중 1000명은 전 세계 75개국에서 몰려든 외국인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를 연상시키는 연중 온화하고 맑은 날씨도 산티아고의 자랑으로 꼽힙니다.

발칸반도에 있는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도 주목할만 하다고 합니다. 에스토니아 정부는 에스토니아를 ‘디지털 허브’로 키우려는 야심찬 계획하에 전 세계 최초로 ‘e-거류증’이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해 거류증을 받으면 에스토니아 내에서 은행계좌개설, 사업자 등록 등을 할 수 있으며, 에스토니아 국민이 누리는 각종 복지 혜택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인구 40만명에 불과한 소도시 탈린은 기업인들에 대한 각종 지원과 혜택은 유럽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인터넷 화성통화 서비스 ‘스카이프(SKYPE)’ 가 개발된 곳도 바로 에스토니아입니다. 덕분에 에스토니아는 ‘스카이프 마피아’라고 불리는 IT분야 벤처기업들과 벤처캐피털 들이 비옥한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터키의 이스탄불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가교 도시라는 점에서 미래의 스타트업 허브가 될 잠재력이 있는 곳으로 평가됐습니다. 특히 경쟁력 있는 공과대학이 발달돼 있어 고급 기술 인력을 상대적으로 싼 인건비에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이스탄불의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마지막은 중국 남부 광둥성의 대도시 선전입니다. 불과 35년전만해도 선전은 중국 남부의 어촌이었습니다. 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이 1980년 선전을 첫번째 경제특구로 지정하면서부터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몇년전까지만해도 선전은 글로벌 IT 기업들의 공장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에서 가장 활발한 창업 중심지가 됐다고 합니다. 선전은 글로벌 IT기업의 제조기지 역할을 한 역사 덕분에 하드웨어 분야에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업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를 실현시켜줄 수 있는 제조기술, 투자자, 그리고 시장이 중국 그 어느곳보다 풍부하다는 것입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시간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선전의 매력이라고 하는군요. 성공한 IT기업들과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밀집돼 있다보니 사업의 파트너를 물색하기도 쉽다고 합니다. 다만 중국의 다른 도시들에 비해 인건비와 생활비가 많이 든다는 점은 단점이라고 합니다.
/oasis93@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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