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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볼만한 공연/전시 ⑦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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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형 문화스포츠부 기자)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대표 뮤지컬’로 명성이 높지만, 정작 프랑스에선 뮤지컬로 불리지 않습니다. 이 작품의 초연을 연출한 질 바으는 “음악적인 스펙터클 쇼 정도로 부른다“고 했습니다. 이 작품이 기존 영미권 뮤지컬과는 다른 공연 양식이라는 의미입니다.

1998년 파리 ‘팔레 데 콩그레’ 극장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이전에 볼 수 없던 독창적인 무대예술 양식을 선보입니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시적인 가사로 축약한 50여편의 노래를 단순하고 상징적인 무대세트와 조명, 현대무용 발레 브레이크댄스에 ‘태양의 서커스’를 연상시키는 아크로바틱(공중 곡예)까지 동원한 안무 등으로 형상화해 압도적인 시청각 이미지를 창출합니다.

오페라 용어를 빌리자면 극을 진행하는 대사 역할을 하는 레치타티보 없이 등장인물의 감정과 심리를 표현하는 아리아가 쉴새 없이 이어집니다. 잘 짜인 드라마와 극적 구성을 중요시하는 영미권 뮤지컬과는 완전히 다른 구조와 형식입니다. 초연 때부터 라이브 연주가 아닌 ‘녹음된 음악’(MR)을 사용하는 것도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연주 행위를 빼놓을 수 없는 뮤지컬보다는 대규모 극장 쇼의 특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국 초연 10주년을 기념한 이번 서울 공연에서는 프랑스 오리지널 프로덕션이 그야말로 ‘음악적인 스펙터클 쇼’를 펼칩니다. 1999년 파리 공연을 녹화한 DVD 버전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매혹적인 볼거리의 감동은 뒤질 게 없습니다. 음향 설계 면에서 청각적인 만족도는 다소 떨어지고 일부 배역의 가창이 딸리는 게 흠이지만 전체적으로 수준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직전 한국어 공연보다는 음량도 알맞습니다. 한 번쯤은 볼 만한 공연입니다. 오는 27일까지, 8만~20만원. 설 연휴기간에는 10~30% 할인해 줍니다./toughlb@hankyung.com(끝)

오늘의 신문 - 2024.06.29(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