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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볼만한 공연/전시 ⑤연극 ‘유도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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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형 문화스포츠부 기자)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공연 중인 연극 ‘유도소년’은 지난해 5월 초연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모았습니다. 창작 초연으론 드물게 총 95회 공연 중 프리뷰 공연 12회를 제외한 본 공연 전 회 매진됐습니다. 누적관객수 1만4000명, 평균 객석점유율 104%이라는 유례없는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지난 7일 재공연의 막이 올랐습니다. 제작진은 초연과 같고, 출연진에는 초연 멤버에 박해수 임철수 김호진 박보경 등이 가세했습니다.

연극 초반부 한 장면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배드민턴 선수 화영은 최신판 ‘마이 마이’로 ‘UP’의 ‘뿌요뿌요’를 듣고 있습니다. 친한 오빠인 복싱 국가대표 민욱이 ‘UP’를 “업”으로 발음하며 알은체하자 화영이 핀잔을 줍니다. “업이 아니라 유피야. 유피를 업이라고 하면 아저씨야, 아저씨.”

극은 연극판 ‘응답하라 1997’입니다. TV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는 또 다른 1990년대 아날로그 감성으로 객석을 파고듭니다. 1997년 서울에서 열린 전국체전을 배경으로 유도·복싱·배드민턴 고교 선수들의 정직한 땀과 눈물, 풋풋한 사랑과 우정, 깨알 같은 웃음이 담긴 ‘피 끓는 청춘들의 성장 드라마’가 그럴싸하게 펼쳐집니다.

대본을 이재준 연출과 함께 쓴 박경찬 작가의 실제 학창시절 경험담을 재구성했습니다. 주인공 이름도 ‘박경찬’입니다. 그래서인지 각 장면의 세부 묘사와 설정, 19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장치의 사실감과 극적 설득력이 상당히 높습니다.

소극장 무대가 줄 수 있는 연극의 재미를 풍부하게 살려냅니다. 조명을 적절히 활용한 공간 연출과 드라마의 강약과 완급 조절도 훌륭합니다. 관객을 ‘전북체고 유도부원’으로 참여시키는 연극 놀이에도 재치가 넘칩니다.

유도 경기와 연습 장면, 경찬과 민욱의 격투 장면 등에 생동감과 긴박감이 넘친다. 사실감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배우들이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고 노력했을지가 객석에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청춘물이지만 청소년이나 중년층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연극입니다. 공연은 5월3일까지, 4만원. 설날 당일인 19일엔 공연을 쉽니다. 18일은 오후 2시, 5시 30분 |20일엔 오후 3시, 6시 30분에 각각 2회 공연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11.16(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