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에 벗어난 경남도-도교육청의 무상급식 진실공방

(창원=강종효 지식사회부 기자)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경상남도청과 경상남도 교육청 간의 진실공방이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경상남도청은 도민을, 도교육청은 학부모를 상대로 유인물까지 준비해 도내 전역에 뿌리며 자신들의 당위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유인물 내용은 이렇습니다.

먼저 경상남도청은 학교무상급식이 정상추진된다고 말합니다. 도는 경상남도의회가 교육청이 편성한 올해 무상급식예산 1125억원을 단돈 1원도 삭감하지 않고 원안대로 승인했다는 것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습니다. 무상급식은 교육청 고유사무이고 교육감 공약사업이므로 교육청 재원으로 시행하라는 것이 도의회의 결정이라는 것이지요.

이와 함께 도는 도교육청의 연간 불용예산이 평균 1304억원으로 이는 도와 시군에서 지원하던 무상급식 예산 643억원의 두배에 달한다며, 효율적인 재원배분을 통해 교육청 예산만으로 무상급식 추진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반면 경상남도교육청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급식비 지원을 받지 못한 곳은 전국에서 경남이 유일하다며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급식비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무상급식이 중단된다고 말합니다. 유인물에서는 경남도청의 일방적인 급식 경비 지원중단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돌아간다고 적어놨습니다. 초중고 자녀 2명이면 연간 120~130만원의 학부모 부담이 예상된다며 구체적인 예까지 들면서 말입니다.

기자도 초등학생 한명을 키우고 있는데요. 보통 2~3명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로선 가계에 부담이 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도교육청은 도의회 결정에 대한 언급은 없고 불용예산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교육청 불용예산은 남아 있는 돈이 아니고 학교기본운영비(냉난방비, 화장실·돌봄교실 예산 등)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우선 반영해 사용한다고 설명합니다. 방학기간 등을 이용해 공사를 하기 위해 남겨둔 시설비도 있다고 합니다. 불용예산은 어찌됐던간에 남는 예산인데요. 이 예산으로 무상급식비를 충당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경상남도 학교급식실태 감사에 대한 도교육청의 거부로 비롯된 무상급식문제. 아이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들이 나쁜지 좋은지를 점검해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이 이번 급식문제의 본질입니다. 본질에서 벗어나 유인물 유포, 녹취록 공개, 기자회견 등 서로를 비방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민으로서 학부모로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며칠 있으면 새학기가 시작되는데도 말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