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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형제들, "우린 월요일 오전은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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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락 IT과학부 기자) 국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배달의민족’으로 유명한 우아한형제들(아시다시피 이게 회사명이죠)은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손꼽히는 회사입니다. 지난해 말 기업정보 사이트인 잡플래닛과 포춘코리아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한국 기업 50곳’에서 중소기업 부문 1위를 차지하기도 했었죠.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또 다른 실험에 나섰습니다. 이름 하여 ‘4.5일 근무제’인데요. 월요일 오전에 전 직원을 쉬게 해주는 겁니다. 월요일 오전을 쉬다 보니 우아한형제들 직원들은 토요일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2.5일을 온전히 쉴 수 있게 됩니다. ‘월요병’이란 게 생길 수 없겠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월요일 오전을 쉬게 해준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월요일 오전을 온전하게 쉬면 어떻게 될까요? 남들 일할 때 혼자 서점을 여유 있게 갈 수 있는 시간, 일요일 밤 개콘을 맘 편하니 볼 수 있고, 금요일 밤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3박 4일 가벼운 여행을 갈 수 있는 시간, 동사무소 은행을 눈치 안 보고 갈 수 있는 시간, 월요일 오전은 아빠가 어린이집 데려다 주는 날, 월요일 오전은 엄마랑 같이 아침밥 먹는 날. 이런 행복의 기회들과 바꾸는 업무 시간은 불과 2.5시간. 구성원들의 삶과 질, 행복감과 업무 집중도, 생산성에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또 꼭 집어 ‘월요일’을 택한 것에 대해 김 대표는 이런 설명을 덧붙입니다. “일부 기업들 중에 금요일 오후 또는 수요일 오후를 쉬게끔 해주는 곳이 있는데, 금요일이나 수요일엔 결국 일이 남아 있으면 쉬지 못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제대로 된 4.5일 근무제가 아니겠죠.”

우아한형제들은 4.5일 근무제 외에도 구성원 하나하나에 관심을 기울이는 다양한 ‘펀(즐거운) 경영’을 실천해 왔습니니다. 대표적인 게 도서 무제한 지원입니다. 독서광인 김 대표의 철학에 따라 직원들의 도서구입비를 무제한으로 지원하는 제도죠.

서로의 관심과 배려를 위한 독특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지금 만나러 갑니다”라는 뜻의 ‘지만가’ 프로그램은 본인과 배우자, 부모님, 자녀 등의 생일에 조기 퇴근하는 제도입니다. ‘지만 먼저 간다’고 해서 지만가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우아한동동동’이란 사내 동호회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습니다. 머리가 큰 사람들의 모임인 ‘대갈 동동동’, 정크푸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정커스’ 등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네요. 김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회사 문화는 사람으로 따지면 영혼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사라지더라도 우리의 문화는 남기고 싶습니다.”(끝)

오늘의 신문 - 2024.05.04(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