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방송 전부터 유튜브에 ‘전국노래자랑’ 직캠이 돌았어요. 봤나요?
리지: 네, 많은 분들이 보셨더라고요. 이슈가 많이 되긴 됐나보구나 실감이 나더라고요.
Q. 한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음악 프로그램에 나간 소감이 어떤가요?
리지: 시청률이 거의 13% 이상이라고 하더라고요. 형돈이와 대준이 오빠들도 ‘전국노래자랑’ 나가려 했는데 2~3개월 기다려야 한다고 포기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정도로 경쟁도 치열한 곳인데 저의 트로트 무대 첫 방송을 ‘전국노래자랑’에서 하게 돼 영광이에요. 사실 걸그룹이라면 ‘전국노래자랑’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전 저희 대표님이 “‘전국노래자랑’ 나가볼래?”라고 물으셨을 때 일체 고민도 없이 “나가고 싶어요”라고 했어요. 저희 대표님 아이디어가 참 대단하세요.
Q. 직캠을 보니까 송해 선생님이 “여봐라 춘향아!”라고 변사또 애드립도 해주시던데요.
리지: 전 송해 선생님 뵙고 정말 연예인 만난 기분이었어요. 제가 ‘전국노래자랑’ 연말결선에서 오렌지캬라멜로 ‘아잉’을 노래한 것도 기억해주셨어요.
Q. ‘전국노래자랑’에 리지 가족들과 팬들이 응원하러 갔잖아요. 첫 라이브 무대인데 떨리지 않았어요?
리지: 그래서 진짜 잘하고 싶었죠. 사실 제가 애프터스쿨로 데뷔 후 무대에서 혼자서 한 곡을 온전히 전부 라이브로 노래한 게 ‘전국노래자랑’이 처음이었어요. 애프터스쿨, 오렌지캬라멜 때에는 멤버들과 노래를 나눠서 부르잖아요. 그래서 평소 때보다 긴장이 많이 됐어요. 더구나 ‘전국노래자랑’ 악단 분들 연주에 맞춰서 노래하려니까 평소 연습 때와는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그런데 객석의 어르신들이 제 노래에 맞춰서 덩실덩실 춤을 추시고, 또 앞에 제 팬들이 보이니까 저도 모르게 긴장이 활 풀리더라고요. 막판에는 완전 신났죠.
Q. 무대를 보니까 노래는 트로트인데 연극적인 퍼포먼스가 있어서 재밌더라고요. 걸그룹의 장점을 잘 살린 느낌? 오캬도 살짝 스쳐가고요.
리지: 노래 가사에 맞춰서 살짝 연기를 하는 부분이 있죠. 안무는 오캬를 담당하시는 분이 짜주셨어요.
Q. 멤버들이 응원 많이 해줬을 것 같은데.
리지: 언니들이 역시 “넌 트로트가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고요. “너 아주 잘 돼서 전국 행사 뛰러 다니느라 팀 활동 못하는 거 아냐?”라시면서.(웃음)
Q. 어렸을 때부터 트로트를 좋아했다고 하던데요.
리지: 어렸을 때부터 학예회, 장기자랑 같은데 나가면 트로트를 불렀죠. 사실 제가 트로트 발성이나 꺾기 이런 걸 따로 배운 적은 없는데 트로트가 저한테는 편했어요. 제가 처음 회사 오디션 볼 때에도 장윤정 선배님의 ‘이따이따요’를 불렀어요. 그런데 연습생이 되고 나서는 트로트 창법을 빼려고 노력했죠. 애프터스쿨 노래를 트로트 창법으로 부를 수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오렌지캬라멜을 할 때에는 제가 가진 ‘뽕끼’가 도움이 많이 됐죠. 그러다보니 대표님이 트로트 솔로를 하자고 제안을 하셨는데 전 정말 흔쾌히 수락했어요. 사실 전 댄스나 발라드보다는 트로트로 나오는 게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춤은 저보다 더 잘 추는 분들이 많잖아요.
Q. 그러고 보니 오렌지캬라멜 때부터 뽕끼 있는 노래들을 많이 했어요.
리지: 오캬 활동이 저에게는 여러 모로 큰 도움이 됐어요. 애프터스쿨 때 죽였던 뽕끼를 오캬 때 다시 살릴 수 있었죠. 오캬 때 트로트가 양념처럼 곁들여졌다면, 이번에는 완전한 트로트!
Q. 재밌으려고 트로트를 시킨 게 아니고, 트로트를 잘해서 시킨 것 같아요.
리지: 어렸을 때부터 트로트를 좋아해서 그런 거 같아요. 얼마 전에 JTBC ‘백인백곡 – 끝까지 간다’에서 나갔을 때 사회를 보시는 장윤정 선배님과 같이 노래를 할 기회가 있었어요. 제가 장윤정 선배님 노래는 거의 다 외우고 있거든요. 그래서 함께 노래하게 된 게 정말 영광이었죠. 선배님에게는 “정말 팬이에요”라고 말하기 제가 정말 좋아한다는 걸 노래로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그 외에 심수봉 선배님의 ‘사랑밖엔 난 몰라’, 서주경 선배님의 ‘당돌한 여자’ 많이 불렀어요.
Q. 애프터스쿨에서 솔로로 나온 건 가희, 레이나에 이어 세 번째에요.
리지: 기회가 빨리 왔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까지 기회가 오려면 순서를 한참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생각지 않게 기회가 와서 더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아요.
Q. 뮤직비디오가 실제 ‘춘향전’ 영화와 리지의 모습을 합성해서 만들었잖아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리지: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춘향전을 할 거야”라고 말씀하셨는데, 노래 가사가 ‘춘향전’의 내용과 딱 맞아떨어지거든요. 덕분에 쪽진 머리도 해보고 재밌었어요. 자세히 보시면 뮤직비디오가 정말 디테일해요.
Q. 가상의 연기를 해야 했는데 힘든 점은 없었어요?
리지: 망나니가 저를 막 때리는 장면이 있어요. 맞는 것을 가정하고 저 혼자 신음소리를 내면서 괴로워하는 연기를 해야 했는데 조금 민망했어요. 무슨 야동도 아니고!
Q. 리지는 야동을 좀 봤나 봐요.
리지: …. 야동은 중학교 때 다 뗐죠.
Q. 학교 다닐 때 엄청 장난꾸러기였죠?
리지: 특히 중학교 때 장난치다가 선생님께 많이 혼났어요. 제가 남자애들도 막 괴롭히고 그랬거든요.
Q. 그렇게 털털하고 쾌활한 것이 리지 매력인 것 같아요. 애프터스쿨은 도도한 캐릭터가 있잖아요. 그래서 리지가 감초 같은 느낌이랄까?
리지: 제가 어디 가서 빼는 성격이 아니다보니까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때 데뷔해서 방송에서 막 경사도사투리 쓰면서 알려졌잖아요. 그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저도 20대 중반이 됐네요.
Q. 데뷔 6년차를 맞이하는 기분은 어때요?
리지: 올해는 정말 느낌이 좋아요. 데뷔했을 때 예능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가 이후 TV 출연이 뜸해졌을 때는 조금 불안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점점 조급함이나 불안함이 사라지더라고요. 그런데 지난 연말부터 정말 일들이 술술 풀리는 것 같아요. 데뷔 이래 한해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희망적이었던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Q. 요즘의 리지를 보면 뭐든지 척척 잘 해내는 것 같아요. 노래도 예능도.
리지: 전 하고 싶은 건 뭐든지 꼭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제가 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거든요. 가끔은 제가 소화하기 힘든 것도 있겠지만, 철판 깔고 해내는 것 같아요. 제가 ‘슈퍼스타K1′ 오디션 보러 갔다가 우연히 플레디스 관계자 분들 눈에 띄었거든요. 그때 “애프터스쿨 회사인데 오디션을 보자”고 하시 길래 제가 네 곡을 연달아 불렀어요.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올까 싶어서 말이죠. 그땐 이렇게 인생이 바뀔 줄 정말 몰랐죠. 저는 제가 좀 안 예쁘게 나와도 신경 쓰지 않아요. 화면에 콧구멍이 크게 잡혀도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고요. 사실 걸그룹도 많고, 저보다 예쁘고 어린 친구들도 많잖아요. 저를 대신할 사람은 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 기회가 왔을 때 정말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요. 지금은 일이 많아서 행복하고, 이렇게 꾸준히 해나가고 싶어요.
Q. 지금이 리지에게는 참 중요한 순간일 것 같아요.
리지: 지금은 저에게 진로 탐색의 시간인 것 같아요. 지금 예능도 하고 있고, 곧 드라마도 새로 할 예정이거든요. 전 이 세 개가 다 정말 좋아요. 지금은 이 중에서 어느 하나만 밀고 나갈 시기는 아닌 것 같아요. 음악, 연기, 예능 셋 다 좋아하는 만큼 잘 해내고 싶어요.
Q. ‘테이스티 로드’ 보니까 소주도 잘 마시던데.
리지: 소주 광고 찍으면 정말 잘할 자신 있어요. 아무래도 잘 마시는 사람이 홍보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주량이 대단한가 보군요.
리지: 길게 마셨을 때는 12시간 동안 마신 적도 있어요. 제 주량은…. 이런 이야기 하면 어머니한테 혼나는데…. 술자랑은 하고 싶지 않아요!
Q. 리지의 트로트 후속 곡을 기대해 봐도 될까요?
리지: 트로트는 길게 보는 음악이잖아요. ‘쉬운 여자 아니에요’도 오래 사랑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곡이 잘 되면 나중에 또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 (끝)
사진제공. 플레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