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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최대 회전초밥 체인, 회전하지 않는 초밥 선보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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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국제부 기자) 한국말로 초밥인 스시. 일본은 스시의 원조로 알려져 있죠. 이런 일본 스시 업계에 큰 변화가 일고 있습니다. 일본 최대 회전초밥 체인점인 스시로 때문입니다.

1980년대 문을 연 뒤 일본 전역에만 400여개 체인점을 운영하는 스시로는 이미 북미 지역과 동남아시아, 중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스시는 1980년대 후반부터 대중화됐습니다. 이전까지는 고급 음식으로 분류됐죠.

하지만 일본 경제의 거품이 꺼진 뒤 저가의 회전초밥 매점이 인기를 얻게 됐습니다. 스시로는 스시 가격을 한 접시에 100엔(약 915원)으로 고정시키는 영업 방식으로 유명하죠. 스시로는 한국에도 2011년 진출했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 회전초밥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스시로가 ‘회전’을 포기한 겁니다. 최근 도쿄에 체인 컨베이어가 없는 체인점을 낸 거죠. 회전초밥은 말 그대로 각종 스시를 실은 작은 접시가 객석에 따라 설치된 체인 컨베이어 위를 연속적으로 움직이면서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골라먹게 하는 시스템인 데 말이죠.

스시로는 체인 컨베이어를 없애는 대신 스시 한개의 가격을 기존 100엔에서 100~500엔으로 평균적으로 높였습니다. 한입 크기의 롤 시스 메뉴를 늘리고, 스시 메뉴도 좀 더 고급스럽게 바꿨죠.

이유는 포화된 시장과 수익성 악화, 트렌드 변화 등과 맞물려 있습니다. 회전초밥 시장이 성장할 대로 성장한 데다 점차 나빠져 가는 수익성 상황을 봤을 때 변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든 거죠.

주요 고객 대상도 직장인 여성으로 바꿨습니다. 이들은 좀 더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맛있고 고급스러운 스시를 원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여기에 스시 외에 샐러드 메뉴를 추가하고 소고기와 병 와인도 팔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구조를 바꾸고 메뉴를 전반적으로 바꾼 대신에 매장 면적을 줄였습니다. 기존 매장의 절반 크기로 줄인 거죠. 체인 컨베이어를 없애니 가능해졌죠. 주문도 각 테이블에 있는 태블릿PC로 할 수 있도록 시도했습니다. 이런 변화 후에는 종전 한 사람당 1000엔 전후이던 판매 단가가 4000엔 전후로 높아졌다고 하네요.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서 일본 외식 업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도의 효과는 아직 모르지만,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한국 업체들도 눈 여겨 볼만한 변화인 듯 하네요.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9(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