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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가 시장을 이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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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국제부 기자) 타산지석이라는 말이 있죠. 다른 사람의 잘못된 언행을 통해 스스로의 발전을 모색할 수 있단 것이죠.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을 잘 파악하면 재테크에도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통적으로 나타내는 투자 스타일을 짚어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분석이 참고가 될 듯 합니다.

미국 금융산업규제기구(FINRA)가 2012년 미국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 위험, 물가상승률, 금리 등 금융에 관한 기본적인 문제 5문항 중에서 응답자들은 평균 2.9문항을 맞췄다고 합니다.

금융 관련 지식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해석이 가능하지만 미국에서 상당수 근로자들은 확정기여형 연금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근로자 스스로의 투자 성향과 목표 수익률에 맞는 금융상품을 직접 선택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게다가 미국인들은 평균적으로 금융시장 관련 뉴스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하네요. 2013년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수개월에 걸쳐 주가 상승률 등에 대한 일반인 인식 조사를 한 결과 미국 주가 추이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응답자가 전체의 7%에 불과했답니다.

매매 형태도 눈 여겨 볼만 합니다. 지난 30년간 S&P500 구성 종목의 총 수익은 연평균 11.1%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미국 주식 펀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투자 수익률은 연평균 3.69%에 그쳤죠. 이유가 뭘까요. 바로 수수료와 제반 경비에 대한 인식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이 유행하는 주식 등을 너무 자주 매매해서 수수료 등 제반 비용이 수익률을 갉아 먹은 것이죠. 주식을 사거나 팔 때마다 자산운용회사에 위탁 수수료와 다양한 명목의 비용을 지불한다는 걸 간과했다는 얘깁니다.

흥미로운 점이 또 있습니다. 자신의 자산을 운용하는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신뢰하는 경향이 투자자들에게 있는 겁니다. 역시 갤럽 조사에 따른 결과인데요. 10명 중 7명 이상이 금융 플래너나 부동산 전문가 등 자신의 자산을 맡기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투자 방식을 신뢰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들은 근본적으로 자신의 이해관계가 우선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이익 보다는 높은 수수료 등을 챙길 수 있는 상품에 대한 투자를 권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상식에서 비켜 선 분석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과도한 두려움이 투자 수익률 상승을 가로막는다는 것입니다. 작년 한 해 동안 다우지수는 7.5% 상승했습니다. S&P500지수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죠. 하지만 이런 수혜를 누린 개인 투자자들은 많지 않다고 하네요.

주식에 투자하는 전체 미국 성인의 2명 중 1명 꼴로 수혜를 입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2000년대 들어 두 차례 거대한 증시 폭락으로 타격을 입은 투자자들이 투자 손실에 대한 두려움을 너무 크게 갖고 있어서라는 게 WSJ의 분석입니다.

이른바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남들보다 조금은 더 나은 투자 수익률을 기대하는 개인 투자자라면 한번쯤 새겨 볼만한 내용인 듯 합니다. 인내와 끈기, 적절한 갈아타기와 펀드매니저에 대한 맹신 자제, 금융 관련 지식 배양 등 갖춰야 할 소양이 결코 쉬운 것만은 아니지만요.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