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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비행기 값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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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국제부 기자) 겨울휴가를 준비하고 계시나요. 아니면 벌써 오는 여름휴가를 준비하고 계시나요. 해외 여행을 하는 데 가장 부담이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비행기표 값입니다. 예약 시기 등에 따라 너무 달라지기도 하고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비행기 표 값을 결정하는 요인들을 분석한 자료가 있어서 눈길을 끕니다. 항공사들은 승객이 어느 방향으로 비행하는 지에 따라 비행기 표 값을 달리 매깁니다.

즉 똑같이 로스앤젤레스(LA)와 호놀롤루로 이동할 때도 LA에서 출발하느냐, 호놀룰루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서 비행기 표 값이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호놀룰루에서 출발해 LA로 가는 것이 반대일 경우보다 약 7.5% 싸답니다. 국가가 달라지면 이 차이는 더 커지죠. 뉴욕과 런던 구간을 보면, 출발이 뉴욕일 때가 런던일 때보다 50%나 더 비쌉니다.

약간 이상하죠? 왜냐면 대개 뉴욕에서 출발해 런던으로 간 사람이 다시 런던에서 뉴욕으로 오기 마련이거든요. 즉 물론 이민이나 다른 이유로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거의 두 곳을 오가는 승객 수는 같은 게 보편적이거든요.

하지만 출발지에 따라 비행기 표 값이 달라지는 건 모든 항공사가 마찬가지라고 하네요. 이유는 명쾌합니다. 바로 수요와 공급의 원리 때문이라고 합니다. 수요가 많을수록 항공사는 비행기 표 값을 올리고 싶겠죠. 정리하자면 출발지 항공권 수요가 비행기 표 값에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비행기 표를 구입하려는 여행자가 많은 곳에서는 당연히 비행기 표 값이 더 비싸지는 겁니다.

바꿔서 생각하면 그래서 출발 예정일에 맞춰서 비행기표를 끊을 수록 비행기 표 값이 비싸지는 겁니다. 수요자가 많아졌기 때문이지요. 단거리 비행을 위한 비행기 표 값이 장거리보다 비싼 것도, 국제유가 급락 추세에도 비행기 표 값이 팍팍 떨어지지 않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일도 생깁니다. 호놀룰루, 라스베가스, 올랜드처럼 레저 시장으로 불리는 곳들에서는 성수기 휴가 시즌에 오히려 그 지역 거주자들이 더 싼 값에 비행기표를 살 수 있다고 하네요. 그 곳에 가려는 사람이 많지,그 곳을 떠나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죠. 지역별로 시기별로 시간대별로 수요와 공급이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그 차이가 비행기 표 값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거구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떤 승객들은 일부러 뉴욕으로 가는 더 싼 비행기표를 얻기 위해 유럽 경유를 마다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한번에 가지 않고 둘러가면, 경유하는 곳의 비행기 값이 더 싸서 전체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도 하네요. 역시 아는 만큼 번다는 말이 틀리지 않는 듯 합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2(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