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바로가기

뉴스인사이드

상하이모터쇼 미녀모델 퇴출 논란

글자작게 글자크게 인쇄 목록으로

(오광진 중국전문기자) 중국의 신차 발표회나 모터쇼에는 늘 미녀가 등장합니다. 그것도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모습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올해 4월 열리는 상하이모터쇼에선 이런 풍경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중국경제망은 상하이모터쇼 주최 측이 모터쇼에 모델과 연예인을 등장시키지 않을 방침을 세웠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다른 중국 언론들도 상하이모터쇼측이 여성모델의 과도한 노출이 갖는 문제 해결을 위해 여성 모델 퇴출을 포함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창춘 등 다른 지역의 모터쇼 주최측도 이 같은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합니다.

이를 두고 중국에선 “차는 안보고 (여성모델들의)가슴만 보는 전시회가 사라지게 됐다” “자동차전시회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정신문명 건설을 위한 것”이라는 거창한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일각에선 작년 마지막 날 밤 상하이 와이탄에서 압사 참사가 벌어진 뒤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 극도로 민감해진 정부가 군중을 몰고 다니는 연예인과 모델이 모터쇼에 등장하는 걸 불허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옵니다.

자동차 옆에 늘씬한 미녀가 등장하는 건 중국 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 새 중국 곳곳에서 경쟁적으로 열리는 자동차모터쇼에선 자동차쇼가 아니라 모델쇼라는 지적이 나올만큼 여성모델의 과도한 노출이 논란을 불러 일으켜 왔습니다. "자동차전시회가 아니라 육체 전시회"라는 비아냥도 나옵니다. 작년 11월엔 우한에서 열린 모터쇼에 비키니를 입은 여자 아이를 모델로 등장시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텅쉰신문은 이와 관련해 모터쇼에서 여성모델의 과도한 노출을 중국 특색 사회환경이 만든 산물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자동차 구매가 사회지위를 반영하고,미녀 역시 사회지위를 연상시키는 관념 탓이라는 겁니다. 시진핑 정부의 부패척결로 드러나긴 했지만 고위관료나 돈 많은 갑부와 미녀 정부(情婦)간 부적절한 관계 역시 이 처럼 삐뚤어진 통념을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때문에 사회가 진보하면 이 같은 관념도 바뀔 것이고 자연스레 모터쇼의 문제인 여성모델의 과도한 노출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억지로 규제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미국의 모터쇼에서 여성들이 비키니가 아닌 비즈니스 우먼 복장을 하고 등장하는 것은 여성들이 사회 주류계층에 편입되는 비중이 늘고 있는 사회현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말 중국 모터쇼의 여성모델 문화는 특정시기 사회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일까요. (끝)

오늘의 신문 - 2024.06.2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