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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타이의 혁신,와인처럼 투자상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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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의 중국 이야기) 중국 최고의 백주(白酒)라면 마오타이(茅台)를 꼽을 수 있습니다.이를 만드는 구이저우마오타이는매출이나 순익 모두 백주업계 1위입니다. 중국 증시에서 황제주(株)로 불릴만큼 높은 주가를 자랑하기도 합니다.

2001년 8월 상하이증시에 상장한 구이저우마오타이는 그러나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주가 상승세가 꺽인 상태입니다.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 영향으로 다른 중국 주식과 함께 마오타이 주가도 급락합니다. 하지만 상하이증시가 대세하락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마오타이 주가는 빠른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2008년 10월부터 2012년 7월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탄 겁니다.한때 1주당 가격이 262.70위안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시진핑 정부가 부패척결에 속도를 내고 공금으로 먹고 마시고,관광성 출장을 가고,과도하게 공무차량을 구매하는 등의 3공(三公)소비 억제에 나선 게 마오타이에는 악재가 됐습니다. 최고급 백주 마오타이가 식탁 위에 오르는 것 자체가 과소비로 비쳐졌기 때문입니다. 마오타이를 물 통에 담아와서 마시는 관료들의 만찬이 중국언론에 기사화되기도 했지요. 구이저우마오타이의 지난해 1-9월 순이익은 229억9317만위안으로 전년동기 대비 0.28% 감소했습니다.

마오타이 주가는 지난해 초부터 다시 반등세로 돌아서 다른 주식과 함께 강세장을 펼치고 있지만 1월2일 종가가 189.62위안으로 아직도 역대 최고치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습니다.

그런 마오타이가 반전의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와인처럼 마오타이를 투자상품으로 키우겠다는 겁니다. 지난해 12월초 마오타이는 ‘백년휘황’이란 이름을 붙인 신제품 발표와 함께 자오상은행이 운영중인 쇼핑몰에 입점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동시에 가졌습니다. 백년휘황은 마오타이를 널리게 알리게 한 1915년 파나마 국제박람회에서의 금상 수상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술입니다.

마오타이는 특히 금상 수상 100주년을 기념하는 백주를 200개 한정판으로 선보였습니다. 그 가격이 100만위안(1억7700만원)에 이릅니다. 1959년산 마오타이가 2010년 6월 경매에서 103만위안에 낙찰된적 있지만 이번엔 이 정도 고가의 백주 세트를 상품화한 겁니다.

시진핑 정부의 부패척결 바람으로 높은 가격이 판매에 장애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오타이는 오히려 초고가 상품을 내놓은 겁니다. 이를 두고 중국 일각에서는 부패척결 분위기에 반한다며 논란이 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하지만 마오타이의 구상은 백주를 와인처럼 투자상품화 하려는 혁신으로 비쳐집니다.

백주는 소비재였습니다. 물론 신분을 과시하는 효과를 갖는 소비재였습니다. 와인처럼 투자상품으로도 인정받게 되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마오타이 회사측의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중국인의 놀라운 수집 취미는 이 수요가 적지 않을 것임을 예고합니다. 글로벌 경매시장에서 예술품 등의 최고가 경신에 중국자본이 등장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한국 술에는 투자상품화할 만한 게 없을까요. (끝)

오늘의 신문 - 2024.05.18(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