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의 특허가 10건도 안된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샤오미의 특허가 적은 건 2010년 설립해 2011년 처음 스마트폰을 내놓은 신생회사가 갖는 구조적 한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샤오미는 인도에서 맞딱뜨린 것과 같은 특허 공격에 대비하지 않았을까요? 애플과 삼성전자간의 오랜 특허전쟁을 지켜보면서도 이 같은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그럼 어떻게 대비해왔을까요?
중국 언론들에 보도된 내용을 토대로 보면 특허 인수를 위한 펀드를 세우고 특허 신청을 대대적으로 늘리는 두 가지 방식을 동시에 추진 중입니다.
지난 4월 중국 중관춘에서 특허펀드가 출범했습니다. 샤오미와 중국 최대 사무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진산소프트웨어와 TCL 등이 펀드 설립식을 가진 겁니다. 3억 위안을 조성해 향후 5년내 스마폰 등과 관련된 핵심 특허를 확보하는 게 목표로 제시됐습니다. 이를 두고 중국 언론은 샤오미의 해외 진출을 위한 ‘특허탄약고’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지요.
이달 초 중국 언론에선 또 다시 샤오미가 주도하는 특허펀드 설립 소식이 나왔습니다. 2억 위안 규모의 지식재산권 펀드에 샤오미 산하의 투자회사, 샤오미의 창업자인 레이쥔과 관련된 다른 회사, 진산소프트웨어의 자회사 등이 공동출자하는 구조입니다.
샤오미와 진산소프트웨어가 늘 같이 움직이는 건 레이쥔이 진산소프트웨어의 공동창업자이자 현재 이 회사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습니다.
샤오미는 특허 신청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샤오미 공동창업자인 린빈 총재를 인용해 2012년 전까지만 해도 샤오미가 확보한 특허는 35건에 불과했다고 전합니다.
그런데 특허 신청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2012년 257건, 2013년 643건, 올해 1300건에 이어 내년에 2000건의 특허를 신청할 계획입니다. 내년 말까지 샤오미가 확보할 특허만 4000건에 이를 것이라는 보도도 나옵니다. 2011년말(35건)에 비해 114배 수준으로 늘어나는 것이죠.
이 같은 전략 배경엔 레이쥔 회장의 위기의식이 있습니다. 2년 전 레이쥔은 전 세계 휴대폰 관련 특허가 45만건에 달한다며 특허전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도 언급했지요. 샤오미가 매년 적지 않은 자금을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략과 무관치 않습니다.
샤오미가 새로운 투자자금을 유치할 때마다 평가 받는 기업가치가 갈수록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2010년말 4100만 달러를 유치할 때 기업가치는 2억5000만 달러였습니다. 2011년 12월엔 10억 달러, 2012년 6월 40억 달러, 2013년 8월 100억 달러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았습니다. 이어 금주초 완료한 10억 달러 유치과정에선 샤오미의 기업가치가 400-45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팬택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가있는 상태입니다. 팬택은 3000여건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죠. 삼성전자나 LG전자가 큰 관심을 둘 만한 특허가 아니라는 지적도 받지만 특허 공세에 방어하는 데는 훌륭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린빈 샤오미 총재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허를 경쟁상대에 압력을 가하는 수단이라기 보다는 방어용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샤오미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