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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경영메모 "회사의 평판을 지켜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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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기 뉴욕 특파원) “돈을 잃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회사 평판에 조그만 손상이라도 가한다면 가차없을 것이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자신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투자회사 벅셔해서웨이의 임원들에게 최근 보낸 경영메모에서 강조한 내용입니다.

버핏은 2년에 한 번 ‘올스타(All-star)’로 불리는 벅셔해서웨이와 자회사 80여 곳의 임원들에게 ‘메모’라는 이름의 2페이지짜리 짧은 경영지침을 보냅니다. 버핏의 메모는 이미 단행본으로 출판돼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미국 CEO들에게 필독서로 자리잡은 유명한 전통입니다.

그가 50년간 벅셔해서웨이를 이끌면서 강조한 것 중에서 변하지 않는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워라. 둘째, 회사의 평판을 지켜내라는 것입니다. 특히 “열정적으로 벅셔해서웨이의 평판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큰 임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올해 보낸 편지에서도 버핏은 “우리는 거액을 잃어도 감당할 수 있지만 평판을 잃을 여유는 조금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회사의 평판을 강조하는 버핏의 철학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미 국채 거래를 좌우하던 살로먼브러더스증권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차명거래라는 부정한 방법을 사용해 문을 닫을 위기에 몰리자 당시 투자자로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 구원투수로 들어간 버핏이 의회에서 다음과 같이 증언했습니다.

회사 CEO를 맡기 위한 일종의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그는 “회사를 위해 일을 하다가 돈은 잃는다면 이해하겠다. 그러나 회사의 평판을 조금이라도 잃는다면 가차없을 것(ruthless)이다.”라는 유명한 진술을 남겼습니다. 살로먼브러더스는 버핏이 CEO를 맡으면서 신뢰의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그가 올해 강조한 또 하나는 ‘미래에 대한 대비’입니다. 그는 “만약 여러분이 밤을 새워 일할 수 없다면 다음날 누구에게 자리를 물려줄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연말 대기업과 금융회사의 임원 인사가 끝나갑니다. 아직 인사를 하지 못한 기업 CEO분들은 버핏의 경영메모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sglee@hankyung.com

오늘의 신문 - 2024.05.03(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