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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뒷 얘기

중국기업연합회 부회장이 본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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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 중국전문기자)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19일까지 특별기획으로 ‘당신은 한국의 미래가 두렵지 않습니까’를 5회에 걸쳐 게재했다. 이를 위해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재했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의 전문가들에게도 의견을 구했다.

이 과정에 리밍싱 (李明星) 중국기업연합회 부회장을 접촉했다. 지면에는 다 싣지 못했지만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않아 전화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다. 수비 자세에 머물지 말라는 조언과 한중FTA는 하기에 따라 위기가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대목이 인상 깊었다.

“한국의 비교우위 산업 발굴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리밍싱 부회장은 “과거 한국의 고성장을 이끌었던 자동차 중공업 전자의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데도 미래에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산업이 확실하게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기업연합회는 한국의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같은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단체다.

“한국 국민들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높지 않아 보이는 것도 미래지향적인 산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과학기술 사업화 수준도 낮다”고 진단했다.

리 부회장은 한국의 노동시장 양극화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정규직이 점점 더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 기업들의 정규직 채용이 더욱 어려워지고 비정규직과의 벽이 높아져 노동시장 환경을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통일되고 유연하고 공정한 노동시장을 만들어야 노동자원의 배분이 최적화되고 기업의 경쟁력과 창의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경영진과 연구개발팀도 중요하지만 모든 노동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 일본의 과거 기술혁신도 모든 노동자의 기술혁신 참여가 동력이 됐다.”

리 부회장은 “일본도 최근 개혁에 나섰고, 중국은 제조업 발전에 힘입어 한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비교우위 산업을 키우지 못하면 수비자세에 머물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통적인 산업에만 매달리는 수비자세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기회보다 위험이 더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창의력이 요구되는 첨단산업의 선두주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래서야 한중FTA가 한국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