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5일 오전10시 삼성 미래전략실 이인용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공채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서류전형 부활과 대학총·학장 추천제 도입을 통해 연간 20만명에 이르는 SSAT(삼성직무적성검사) 응시인원을 3분의1로 줄이겠다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삼성이 전국 200여개 대학에 총장추천인원을 할당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결국 발표 13일만에 삼성은 전면 백지화하면서 논란은 수그러들었다.
삼성은 이 일후 딱 10개월이 지난 11월 5일 ‘직무적합성과 창의성 면접’을 통한 공채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말 많던 삼성채용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다. 이로써 1995년 열린채용을 도입한 삼성은 20년만에 대졸 채용제도를 전면개편하게 되었다.
# 삼성,총장추천제 13일만에 백지화
“해명으로 될 일이 아니다.” 삼성의 총장추천제 인원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삼성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주재로 1월27일 밤늦게까지 회의를 연 끝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 삼성은 이튿날 아침 전격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신채용제도 개편안’을 전면 철회한다고 밝혔다.
삼성의 개편안은 매년 늘어나는 삼성입사 응시자를 줄임으로써 사회적 낭비를 없애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서류전형 부활에 대해 “삼성마저 필기시험 응시를 제한하려 한다”는 불만이 나왔고, 총장추천제와 관련해선 “삼성이 대학 줄세우기를 한다”는 거센 비판을 받게 되었다.
삼성은 새로운 채용안을 내놓았다. SSAT와 관련해선 단순암기식 문제를 줄이고 인문학적 지식과 종합적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를 늘리고 문제유형을 바꿔 변별력을 키우기로 했다.
# ‘직무적합성·창의성 면접’ 내년 하반기 도입
삼성은 내년 하반기부터 서류전형 단계에서 ‘직무적합성 평가‘를 도입키로 했다. 종래는 일정 수준의 어학과 학점이 있는 지원자는 누구나 SSAT를 볼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직무적합성 통과자만 SSAT를 볼수 있다. 채용전형은 직무적합성 평가→SSAT→실무면접→창의성 면접→임원면접 등 5단계로 늘어나게 됐다.
삼성은 직무적합성 전형에서 기술·연구개발직은 전공 이수과목과 학점으로, 영업·경영지원직은 직무에세이로 평가하기로 했다. SW직군은 SSAT 대신 4시간의 SW 역량 테스트를 통해 프로그래밍 역량을 평가하고 인문계는 1박2일 면접 등으로 검증한다. 창의성 면접은 면접관과 지원자가 주어진 주제를 놓고 토론을 통해 지원자의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평가하게 된다.
삼성의 ‘직무중심’ 채용제도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학 저학년 때부터 자신의 진로를 설정하여 직무능력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