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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러시아...다음 카드는 금 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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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국제부 기자) 러시아가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서방 국가의 경제 제재와 국제 유가 급락 등으로 인한 러시아 루블화 가치 폭락 여파로 신흥국 통화 위기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6.5% 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도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자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러시아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제 전문 매체에서 러시아가 갖고 있는 금(gold)을 대거 팔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와 재정 수입의 가장 큰 부분을 맡고 있는 원유 가격 하락으로 인해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조차 루블화 가치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라 금을 파는 것 외엔 현재로서 별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죠.

당장 봉착한 통화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외환보유고에 보관돼 있는 금을 팔아서 유동성부터 확대할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이렇게 통화 가치 회복을 꾀할 것이란 얘기죠.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 하락세가 장기화할 조짐이라 러시아가 당장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바로 금을 파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미 러시아 내부에서 금을 팔기 시작했거나 금을 팔기 위해 금 값을 협상하는 투자자들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까지 도네요.

세계금위원회 통계에 근거한 블룸버그에 따르면 러시아가 갖고 있는 금은 1169.5톤 정도입니다. 전체 러시아 외환보유고의 10%에 달합니다.

러시아는 2005년부터 꾸준히 금을 사들였습니다. 전략적인 판단에서 비축해온 것이죠.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갖고 있는 미국과 독일에 비해 70% 가량을 비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러시아가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금 보유 규모를 늘려왔다”며 “이렇게 늘어난 금이 러시아의 주요 보유 자산이 됐다”고 설명하더라고요. 이렇게 지금처럼 결정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사용하기 위해 금 보유를 늘렸다는 설명입니다. 금은 팔아서 달러를 늘리거나 아니면 담보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올 들어서 루블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러시아는 수백억 달러를 쏟아 붓고 총 6번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결정했습니다. 그럼에도 1998년 금융위기를 떠올릴 정도의 루블화 가치 하락이 계속되고 있죠. 실제 러시아 금융시장에서는 갖고 있는 연금을 달러로 환전하려는 움직임이나 공산품을 사재기하는 현상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렇게 러시아 경제가 불안한 데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겁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은 러시아 경제를 걱정하면서도 그 책임을 모두 푸틴 대통령 탓으로 돌리지만은 않는다고 합니다. 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무한 신뢰가 부러우면서 러시아가 과연 지금의 난국을 어떤 방식으로 돌파할 지에도 관심이 쏠리네요. (끝)

오늘의 신문 - 2024.05.06(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