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서는 예수 성탄 대축일이나 그리스도 탄신일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대략 4세기부터 크리스마스가 12월 25일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내 각종 간판이나 카드, 광고 문구를 보면 크리스마스를 X-mas로 표기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예수 탄생일을 확실히 알 수 없어서 미지수를 나타내는 기호인 X를 붙였다는 주장도 있지요.
사실 크리스마스를 왜 X-mas라고 쓰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표기를 두고 지금 일본에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단 올바른 표기가 아니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Christmas의 Christ는 그리스도, mas는 예배를 의미합니다. 그리스어로는 그리스도를 ΧΡΙΣΤΟΣ 로 표기합니다. X는 카이나 키라고 읽는데, 알파벳 X(엑스)의 바탕으로 된 문자이기도 합니다. 영어의 Christ 부분을 그리스어의 ΧΡΙΣΤΟΣ의 머리글자로 대체한 것이 X-mas인 것이죠.
고대 그리스어는 기원전 4세기 후반부터 유럽, 아시아에 걸친 지역에서 공통어로 사용됐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영향으로 X-mas가 사용된 것입니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이미 이 표기를 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 20세기 이전 문자를 아는 사람이 적어진 데다 X가 단순한 영어 알파벳의 하나로 받아들여지면서 본래 종교적인 의미가 퇴색된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X-mas가 상업적 이미지가 강한 표기라는 의견이 많아진 영향이라고 합니다. 공식적인 장소에서는 이 표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규정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 그리스도인을 위한 올바른 어휘 및 문법 해설서에서는 X-mas를 광고 이외에서는 사용하면 안 된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에서는 서양보다 X-mas 표기를 더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디자인적인 문제라고 하네요. 문자가 짧아 광고 문구 등에 유리한 것이죠. 예컨대 ‘Christmas sale’ 보다는 ‘X-mas Sale’이 머릿속에도 잘 남고, 광고 문구를 만들거나 디자인을 꾸미기 좋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서양에 비해 기독교인이 적은 일본에서는 종교 관련 행사가 일단 수입이 되면 오락적인 이벤트 성격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종교적인 이유로 표기의 엄격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지 않다는 얘기죠.
하지만 최근 기념일의 본래 성격을 살려야 한다는 일본 내 목소리가 커지면서 뒤 늦은 ‘M-mas 논쟁’에 불이 붙은 겁니다. “종교적인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주장과 “발상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일단 올해는 디자인적인 관점을 중시한 X-mas가 종교적인 관점을 중시한 Christmas 표기보다 더 일본 시내를 뒤덮고 있지만 말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