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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에서 희비 엇갈린 일본차와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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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 중국전문기자) 뉴욕 증시가 지난 2일 급등한 요인 중의 하나는 미국의 11월 자동차 판매가 좋아졌다는 소식입니다. 내용을 좀 더 들여다봤습니다.

일본 차 판매량은 늘었는데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판매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도요타는 11월에 미국에서 작년보다 3% 늘어난 18만3346대를 팔았습니다. 혼다 판매량은 12만1814대로 4.6%, 스바루는 4만5243대로 23.5% 각각 증가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량은 작년보다 2.8% 줄어든 9만8608대에 그쳤습니다.

중국으로 시선을 돌리면 상황은 역전됩니다. 일본차는 11월에도 중국시장에서 부진한 성적을 낸 반면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잘 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닛산은 중국에서 1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12% 줄어든 11만6200대에 그쳤습니다. 혼다자동차 역시 12% 감소한 7만2973대 판매에 머물렀습니다.

현대기아차의 11월 중국 실적은 아직 안나왔지만 중국에서 올들어 10월까지 142만1650대를 판매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5% 늘어난 수준입니다. 베이징현대차는 10월에만 전년 동기보다 15.5% 증가한 9만2500대를 판매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차가 여유를 부릴 시간은 없습니다. 상하이GM우링의 승용차 판매량이 지난 10월 전년 동기보다 63.1% 급증한 8만9100대로 베이징현대를 바짝 뒤쫓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2009년 판매대수 기준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시장에 올랐습니다. 세계 1,2위 자동차시장에서 일본차와 한국차의 성적표가 이렇게 엇갈리는 이유는 뭘까요. 엔화 약세가 가져다 준 일본차의 가격경쟁력 제고는 미국 시장이나 중국 시장이나 별 차이가 없을 겁니다.

2012년에 불거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에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중일간 영토분쟁이 일본차에 치명타를 입힌 겁니다. 정치가 경제를 망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만 합니다. 일본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다시 밀리는 분위기입니다.

일본 차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올들어 10월까지 15.2%로 작년 같은 기간의 15.6%에 비해 0.4% 포인트 낮아졌습니다.

물론 중국에서 모든 일본 차가 브레이크에 걸린 건 아닙니다. 도요타는 나름 선전하고 있습니다. 도요타는 올들어 11월까지 중국 내 판매량이 12% 증가한 90만7400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11월 실적은 전년 동기에 비해 2.9% 늘어난 9만2300대에 머물렀습니다. 주춤하고 있기는 하지만 마이너스 성장은 아닌 겁니다. 외신들은 도요타가 최근 내놓은 최신형 승용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합니다.

엔저 정책을 주도해온 아베 신조 정부는 미국 시장에서 자국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데 기여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국과의 영토분쟁을 촉발함으로써 중국 시장에서 자국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기 힘들어 보입니다. 정치가 잘못될 때 경제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입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6.29(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