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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내 성장률 1위 구이저우에 투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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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진 중국전문기자) 백주 마오타이의 고향으로 유명한 중국 구이저우성(貴州省). 인구 3500만명에 면적의 92%가 산악지대인 이곳은 중국에서 대표적으로 낙후된 서부 지역입니다.

하지만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커진 올해도 귀저우성의 경제성장률(1~9월, 전년동기대비)은 10.8%로 두 자리 수를 유지했습니다.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2.5%로 톈진과 함께 전국의 31개 성과 시 중 공동 1위를 기록했습니다. 성장률 순위가 2011년 3위, 2012년 2위에서 지난해 1위로 꾸준히 상승한 겁니다.

구이저우성의 절대적인 GDP 규모는 작지만 성장속도는 중국 최고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중국에선 이를 ‘구이저우 속도’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발전 공간이 크다고 할 수 있지요.

구이저우성의 멍치량 부성장(57)이 25일 투자유치단을 이끌고 방한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 동부 지역의 성과 시에서 잇따라 한국을 찾아 투자유치 설명회를 했지만 이젠 서부 지역이 바톤을 이어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 코엑스에서 열린 투자유치 행사에서 멍 부성장을 인터뷰했습니다. 그는 한국에 천혜의 관광지 정도로만 알려진 이곳의 투자환경을 소개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우선 교통 인프라 확충으로 물류가 좋아지면서 외자유치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습니다. 독일과 스위스 이어 한국에까지 대대적인 투자유치단을 이끌고 온 배경입니다. 오는 12월이면 구이저우성 성도의 구이양과 광둥성의 광저우를 잇는 고속철도가 개통됩니다. 지난 9월 시험개통한 이 노선에서 고속열차가 달리게 되면 20시간 거리가 4시간으로 단축됩니다.

멍 부성장은 향후 3년내 구이양에서 충칭 쿤밍 청두 등 다른 지역 주요 도시를 잇는 고속철도도 개통한다고 전했습니다. 고속도로 확장에도 박차를 가해 지난해말 4000킬로미터에 달한 고속도로가 내년말엔 5000킬로미터로 늘어납니다.

수자원이 풍부한 관계로 물 값은 물론 전기료가 저렴한 것도 장점으로 소개했습니다. 물 값이 입방미터당 0.001위안부터 0.7위안으로 높지 않은 데다, 공업용 전기료도 킬로와트당 0.56위안에 불과합니다.

이처럼 에너지 비용이 낮은 데다 외부 충격에 잘 견딜 수 있는 산악 지대의 특성 덕분에 빅데이터센터가 밀집해 있습니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중국 3대 이통사의 빅데이터센터와 아이폰 위탁생산업체로 유명한 팍스콘 산업단지가 구이안신구에 입주했다고 멍 부성장은 전했습니다. 구이안 신구는 상하이 푸둥신구와 같은 수준의 국가급 신구로 중국에서는 8번째로 지정됐습니다.

멍 부성장은 외국기업에 대한 공무원 전담 책임제도 소개했습니다. 멍 부성장 본인도 홍콩 화룬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전담팀에 속해 있다며 모든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각기 투자단계부터 사업운영상의 애로까지 책임지고 해결해주는 전담팀이 운영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4년 전부터 이 같은 ’외자기업을 위한 평생책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 어느 성에서 좋은 외자유치 정책을 운영 중이라고 얘기해주면 구이저우성도 즉시 그 정책을 시행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멍 부성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투자 모두 환영한다며 희망하는 투자유치 분야를 조목 조목 밝혔습니다. 한국의 화장품과 석탄화학 알미늄 전자 등의 분야입니다. 구이저우 성의 물이 맑고 풍부한 데다 와와(娃娃)어라는 현지 민물고기는 피부에 효과가 좋은 약재로 쓰인다며 화장품업체가 오면 유리한 점이 많다고 소개했습니다.

구이저우성은 중국 4대 중약 생산기지 중 하나로 제약업체들의 투자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중약재만 3924종으로 .중국 전체 중약재 종류의 8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광물자원도 풍부해 이를 가공하는 공장유치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구이저우성에 묻혀 있는 광산자원 128종 가운데 28종은 매장량이 중국 5위권에 든다는 겁니다. 수은광과 중정석의 경우 1위 매장량을 자랑합니다.

멍 부성장은 18개 국가급 명승지가 있을 만큼 풍부한 관광자원도 한중 협력 유망 분야라고 제시했습니다. 18개 민족이 함께 살고 있어 다양한 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묘족인 멍 부성장은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큰 인기를 끌었다”며 “한국 드라마나 영화 촬영을 귀저우성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특히 구이저우성의 골프장 코스가 어렵기도 하지만 땀 나기도 어렵다는 게 멍 부성장의 설명이었습다. 겨울에 춥지 않고 여름에 덥지 않은 좋은 날씨 덕분이라는 겁니다.

중국 내 인건비가 급상승한 데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투자환경이 예전에 비해 나빠졌고 경제 성장세도 둔화돼 기회가 줄었다고들 얘기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큰 나라입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현지 투자여건을 면밀히 파고들다 보면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끝)

오늘의 신문 - 2024.05.20(월)